[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생명보험업계가 변액연금보험의 투명성을 높이라는 당국의 요구와 관련, 어느 정도까지 투명성을 높일 것인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이에 앞서 금융감독원은 금융상품의 불합리한 가격구조와 수수료 체계 개편을 위한 점검반을 구성해 '1차 타깃'으로 변액보험을 꼽고 있다.
특히 감독당국은 납입보험료의 집행 상황을 있는 그대로 공개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럴 경우 제조업에서의 '원가'와 같은 사업비를 낱낱이 공개하는 것이나 다름없어 곤혹스럽다는 것이다.
사업비란 보험료 안에 설계사 수당이나 인건비 등을 포함시킨 항목이다. 보험사는 통상 계약 후 10년 정도 매달 납입보험료에서 사업비를 공제한다. 변액연금 사업비는 월 보험료의 12~14% 정도를 차지한다. 보험사는 사업비에 사망 보장을 위한 위험보험료(약 1%)를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펀드에 투자하게 된다.
이에 대해 금융권 관계자는 "보험사에게 사업비 공개가 치명적인 이유는 해지환급금 규모가 직결되기 때문"이라며 "이것저것 떼인 금액을 투자한 상태에서 고객이 납입보험료 이상을 환급받으려면 일반 펀드 보다 나은 수익률을 유지해야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생보협회는 우선 회원사 홈페이지에 누적 납입보험료 대비 적립금 현황을 공개하고, 가입자가 쉽게 열람할 수 있도록 별도 창을 개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협회 홈페이지에 변액보험 상품별로 가상 가입자를 지정하고 사업비, 위험보험료, 자산운용 비중을 공개할 방침이다.
하지만 타 상품과의 비교 공시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유보적인 입장이다.
보험권 한 관계자는 "납입보험료 중 적립금 상황은 본인인증 절차를 거쳐 가입된 상품에 대해서만 열람하는 수준이 합리적일 것"이라며 "모든 상품의 운용상황을 들여다보게 할 경우에는 시장 혼란에 따른 부작용이 더 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태진 기자 tjjo@
꼭 봐야할 주요뉴스
"야망 없고 열심히 일 안해" 2200조 주무르는 거물...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