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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5만원짜리 헤어스타일, 가게마다 똑같아야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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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외가격표시제, 미용실은 황당하다
-수십, 수백가지나되는 머리단정 비용에 동일價?
-현실 모르는 소리 그만둬라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오주연 기자]"머리 자르기만 하는데 가격이 1만원도 넘게 차이나요."
"가격을 똑같이 매기면 머리스타일도 다 똑같이 해야되나?"
▲헤어샵들이 밀집해 있는 신촌 이화여대 앞 미용실. 정해진 가격을 표시해 두는 것이 오히려 소비자들의 불만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헤어샵들이 밀집해 있는 신촌 이화여대 앞 미용실. 정해진 가격을 표시해 두는 것이 오히려 소비자들의 불만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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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외가격표시제 시행을 앞두고 업주들과 소비자들간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미용실에서는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을 내놓고 있고, 소비자들은 빨리 시행돼 물가가 조금이라도 잡히면 좋겠다는 반응이다.

옥외가격표시제는 음식점ㆍ미용실 등 개인서비스 업소의 건물 밖에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격표를 내걸어 소비자들이 업소 외부에서도 가격정보를 사전에 쉽게 알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물가를 잡는다는 명목아래 지난해부터 정부가 검토를 시작했고,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 1월 라디오연설에서 "음식점, 미용실 같은 개인서비스업에 대해 선진국처럼 가격표를 바깥에 내걸도록 하는 옥외가격표시제를 도입하겠다"고 말한바 있다.
당초 기획재정부는 이달 1일부터 옥외가격표시제를 시행할 방침이었지만 업주들의 반발과 내부 검토 등의 문제로 검토를 미루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이달중에 본격적인 검토를 시작해 다음달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책을 시행할 예정인 정부부터 '오락가락'하는 상황인 것.

시범실시가 예정됐었던 1일 서울 송파구의 식당과 음식점들은 옥외가격표시제에 대해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 신천동의 한 미용실에서 옥외가격표시제에 대해 묻자 "그게 뭐냐?"는 반문이 먼저 돌아왔다. 그는 "손님들 머리 길이나 상태에 따라서 가격이 모두 다른데 어떻게 가격을 딱 정해놓냐"고 말하며 가격표를 붙일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인근의 또 다른 미용실도 반응은 같았다. 미용실에 매니저를 맡고 있다는 박모(37)씨는 "똑같은 머리 스타일을 하고 다니는 사람이 누가 있냐"고 되물으며 "머리를 단장하는 비용을 천편일률적으로 값을 매기면 헤어스타일도 다 똑같이 만들어야 하냐"고 지적했다.

헤어샵들이 밀집해 있는 신촌 이화여대 앞 미용실은 정해진 가격을 표시해 두는 것이 오히려 소비자들의 불만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한 미용실 실장은 "파마를 할 때 사용하는 약품이 10종류가 넘고, 고객들의 스타일과 머리 상태에 따라 각각 다른 약품을 이용하는데 가격을 표시해 두면 오히려 소비자들이 혼란스러워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인근의 H 미용실 한 관계자는 "같은 브랜드라 하더라도 헤어디자이너의 실력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며 "소위 잘나가는 디자이너의 경우 손님들이 몰리고, 그 만큼 몸값이 있기 때문에 좀 더 비싼 값을 치르게 되는데 이들까지 세세하게 표시하는 것이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정책이 표류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이우진(30ㆍ남ㆍ신림동)씨는 "머리를 자르는 것만 해도 가는 곳 보다 가격이 천차만별"이라며 "대학교 인근에 1만원 정도로 예상하고 갔다고 가격이 1만8000원이라고 해서 깜짝 놀랐다. 머리를 자르고 난 후라 어쩔 수 없이 값을 치르고 나왔다"고 말했다.

이연진(32ㆍ여)씨는 "파마를 하고, 카드로 계산하려는데 현금으로 하면 10% 깎아주겠다고 말해 8만원이 넘는 돈을 현금으로 결제했다"며 "미용실의 가격이 투명하지 않은 것 같다. 옥외가격표시제만 할 것이 아니라 이런 부분도 같이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푸념했다.



이윤재 기자 gal-run@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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