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파 아지트 - ‘시니어모델교실을 가보니’

시니어모델들이 밝은 표정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이코노믹리뷰 이미화기자]

시니어모델들이 밝은 표정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이코노믹리뷰 이미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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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모델의 존재를 아는가. 모델하면 대부분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키 크고 날씬한 젊은이들만 도전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하겠지만 시니어들을 위한, 시니어들로 구성된 시니어 모델들이 열정과 젊음을 과시하며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50대부터 80대의 다양한 연령대의 시니어들이 패션과 미의식을 공유하고 젊은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공간 뉴시니어라이프의 시니어모델교실을 찾았다.


고데기로 한껏 부풀린 헤어스타일, 파란 원피스에 소녀풍의 챙이 넓은 모자, 커다란 금귀고리, 분홍색 립스틱을 바른 입술, 금색 아이쉐도우 등 차림새와 화장 상태만 보면 영락없는 청춘이다. 나이를 상기시키는 건 오로지 은발의 머리카락 뿐.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가슴을 활짝 펴고 성큼성큼 런웨이를 걷는 모습이 당차고 자신감이 넘친다.

시니어모델교실을 찾아간 지난 17일은 사회적 기업 뉴시니어라이프가 삼성역 부근에 두 번째 공간인 강남연습실을 열고 오픈기념 행사로 패션쇼를 개최한 날이었다. 그동안은 성북구 종암동 노블레스타워의 연습실이 유일한 공간이었다.


젊은 美의식 공유 건강과 자신감, 활력 찾는 공간
뉴시니어라이프의 시니어모델들은 모델교실 활동에 대해 매우 큰 만족감을 갖고 있다. 그들은 모델교육을 받은 후부터 자기 삶이 보다 더 건강해지고 활력이 넘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늦깎이 모델 경험을 통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몸소 실감하고 있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실버모델 중 최고령자인 박양자(85)씨는 “여생을 무의미하게 보내기보다 젊었을 때부터 마음에 두고 있었던 꿈을 실현해서 즐거운 여생을 보내고 싶어 시작하게 됐다”며 “자세가 곧아지는 등 육체 건강은 물론 후배들과 젊은 스텝들을 한 공간에서 만나고 어울리면서 정신도 함께 건강해지고 젊어지는 것 같아 생활이 매우 즐거워진 것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시니어 모델로 활발하게 활동중인 곽용근 씨. 강남 연습실 오픈기념 패션쇼 장면.

시니어 모델로 활발하게 활동중인 곽용근 씨. 강남 연습실 오픈기념 패션쇼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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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을 하다 은퇴 후 아들의 권유로 모델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는 곽용근(74)씨는 “은퇴 후 늙는다는 생각을 갖지 않고 멋있게 살아보고자 하는 마음에서 시작하게 됐다”며 “모델교실을 다니면서 노년이라는 개념이 없어지고 얼마든지 인생을 즐겁게 살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귀띔했다.


곽씨는 모델교실을 다니면서 캐주얼 차림을 해보라는 전문 강사의 조언을 받아들여 최근 청바지와 운동화 등 젊은 청년 못지않은 패션 감각을 발휘하고 있다. 노래강사로 활동 중인 성숙희(53)씨는 “노래를 하려면 강한 체력도 요구되고 무엇보다 자세가 좋아야 하는데 모델교육을 받으면서 두 가지 문제가 동시에 해결돼 너무 좋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시니어모델들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모델교실이 또래 또는 세대 간의 교류와 교감이 이뤄지는 장소라는 점이다. 노인문제의 심각한 원인이 되고 있는 소외감, 외로움 등에 대한 문제가 해소될 수 있는 장이 된다는 점이다.


최근 이런 시니어모델교실에서 나타나고 있는 새로운 현상 중 하나는 모델교실을 찾는 연령대가 점점 젊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 실버모델 대한 잠재성을 알아보았거나 직업적으로 접근하려는 중년층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50~80대 세대 간 교감 통해 외로움과 소외감 극복
1980년대 모델로 활동했던 김하연(56)씨는 “우연히 광고지에서 지도자과정이 있다는 걸 보고 문의 후 방문해서 즉시 등록했다”며 “나이 들어 취미생활을 하더라도 익숙한 분야에서하고 싶었는데 좋아하는 일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고 경력까지 연장시켜 줄 수 있는 모델지도자과정은 인생의 새로운 전성기를 열어줄 것이란 신호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50대 남성 모델로 활동 중인 서형철(56)씨는 현재 철도공무원으로 활동하면서 모델교실을 다니고 있다. 노년에 외로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일찍 노후준비 일환으로 시니어모델을 시작하게 됐다는 그는 “취미생활을 하면서도 경제적으로도 용돈벌이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하겠다고 생각했는데 시니어모델이 그 조건을 모두 충족시켜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인터뷰 | 구하주 뉴시니어라이프 회장
“여긴 건강·자신감 찾는 베이스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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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니어라이프는 어떤 곳인가.
“2006년 (주)웰프가 주최한 실버모델 선발대회에서 30명을 선발해 국내 최초로 실버모델팀 ‘판타지아’를 발족한 것을 계기로 시작됐다. 2008년 실버모델 프로그램이 성북구의 바우처 사업으로 지정되면서 성북구 종암동에서 연습실을 열고 실버모델교실과 패션소품교실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2008년 보건복지가족부의 사회서비스 전국 우수사업에 선정된 후 2010년엔 서울형 사회적 기업으로 지정됐다.”


왜 시니어모델 프로그램을 시작하게 됐나.
“50세를 넘어 자기인생을 끝내고 후반기 인생으로 넘어가는 분들의 첫 번째 발걸음을 바로 잡아주는 역할을 하고자 시작했다. 100세 시대를 앞두고 시니어들이 남은 50년을 반듯하게 갈 수 있도록 건강과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는 베이스캠프를 마련하고자 시니어모델교실을 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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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모델이 되기 위한 자격조건이 있나.
“다른 자격은 없다. 50세 이상으로 새로운 것에 대해 도전하려는 도전의식과 오랫동안 가져온 꿈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실현하려는 열정이 있으면 된다. 패션과 모델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으면 더욱 좋다.”


시니어문화예술공간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 시니어들은 젊은 시절 하고 싶은 걸 모두 하면서 살아온 분들이 거의 없다. 그러다보니 마음속엔 다 한이 맺혀있다. 그걸 풀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또한 노인들을 보면 석류가 생각난다. 겉모습은 예쁘지 않지만 껍질을 까면 속은 예쁘고 맛도 있고 영양가도 풍부하다. 석류는 스스로 껍질을 깔 수 없다. 누군가가 껍질을 벗겨줘야 하는데 노인의 보석 같은 자산과 경험, 지혜를 후손에게 줄 수 있고 역사에 남기고 기록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한 공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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