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파 아지트 -‘강남시니어플라자’ 가보니

강남시니어플라자에 가면 수준높은 다양한 강좌를 들을 수 있다. 한국무용(왼쪽), 태보 댄스(위), 아이패드 강좌(아래).[사진:이코노믹리뷰 박지현기자]

강남시니어플라자에 가면 수준높은 다양한 강좌를 들을 수 있다. 한국무용(왼쪽), 태보 댄스(위), 아이패드 강좌(아래).[사진:이코노믹리뷰 박지현기자]

AD
원본보기 아이콘

60세 이상 강남에 사는 사람은 누구나 원할 때 와서 운동하고 건강도 체크할 수 있는 곳이 있다. 음악·미술·무용·문학 등 문화예술과 교양 및 취미 프로그램에 마음껏 참여할 수 있단다. 꽃향기 그윽한 북 카페에서 차 한 잔 마시며 친구와 담소를 나누거나 홀로 독서하기에도 좋다는데. 생활 주변에 관한 상담은 물론 치료까지 받을 수 있다니…. 그야말로 행복을 가꾸고 나눌 수 있는 곳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바로 강남시니어플라자 얘기다.


지난 16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봉은사로의 강남시니어플라자 5층 미술실. 안에는 조용한 분위기에서 어르신들이 그림 그리는 데 몰두하고 있었다. 동양화 가운데 민화 강좌를 듣고 있는 분들을 찬찬히 살펴봤다. 표정은 진지하면서도 유쾌해 보였다. 붓을 놀릴 때는 숨소리가 새어들어가도 미안할 정도로 긴장이 팽팽하건만 선 그리기, 색채 입히기가 끝나면 그제서야 입가에 미소가 환히 번졌다.

“초보자라고 하시면서 다 잘 그리십니다.” 기자가 감탄하며 던진 말에 할아버지 한 분이 “화백이 되려고요”라고 답해 주위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화선지에 검은 묵선으로 호랑이를 멋들어지게 따라 그려내던 한 할머니는 지난해 10월 단순 호기심에 이 강좌를 신청했다가 완전히 흥미를 붙여 수업을 계속 듣는다고 했다.


“여기 명성 자자한 선생님이 세심하게 잘 가르쳐 주니까 배우기도 쉽고 재미있네요.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몰라. 남들 한장 그릴 때 나는 네장이나 그린다우.” 또 다른 어르신이 옆에서 거든다. “수업도 좋지만 딴 데 보다 시설이 진짜 좋아. 난 거의 매일 오는 걸?”

외국어·인문학·미술 등 배우며 ‘제2인생’
시니어들이 강남시니어플라자를 찾는 이유는 엇비슷했다. 우선 훌륭한 시설 수준을 첫 번째로 꼽았다. “새로 생겼다기에 어떤 곳인가 궁금해서 들렀는데 다른 노인복지관과는 너무나 다른 거예요. 내부가 고급스럽고 시설도 다양하고요. 넓은 공간에 인원 수도 많지 않아 북적대지 않는 것이 가장 마음에 들었어요.” 6층 휴식공간에서 여유롭게 독서 중이던 이혜순(65·여)씨는 시니어플라자 칭찬에 열을 올린다.


강남시니어플라자는 60세 이상 시니어를 위한 고품격 문화여가 공간이다. 대지 792.50㎡, 연면적 3703㎡에 이르는 지상 6층·지하 3층 건물로 서울 소재 구립 여가전용 노인복지관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회원제로 운영되며, 만 60세 이상의 강남구 거주자면 누구나 회원이 될 수 있다.


카페, 레스토랑, 건강증진실, 어학실, 아트갤러리, 동아리실, 미술실, 음악실, 정보검색대, 실버샵, 키즈룸 등 다양하게 구성됐다. 다목적강의실과 세미나실, 프로그램실도 갖췄다. 특히 키즈룸은 노인복지관으로는 처음 신설한 공간이다. 강좌를 듣는 동안 상주하는 보육교사와 자원봉사자가 손주를 돌봐 주므로 시니어들이 온전한 자기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게 장점. 건강관리실에서는 물리치료도 받을 수 있다.


두 번째는 프로그램의 질이 높다는 것. 다른 데는 눈에 들어오지 않아 노인복지관을 아예 다니지 않았다는 정길자(67·여)씨. “프로그램이 다양하다는 홍보 플래카드를 보고 오게 됐어요. 과연 듣던 대로예요. 지금 오카리나 강좌를 남편과 함께 듣고 있고요, 남편은 체질 개선과 건강을 위한 물 동아리까지 들었답니다. 나이 들어 악기를 다루고 춤을 춘다는 게 참 즐거운 일인 것 같아요. 이참에 차밍댄스 강좌도 등록해 버렸죠. 특장도 열릴 때마다 찾습니다. 이것도 듣고 싶고 저것도 듣고 싶고….”


훌륭한 강사진과 커리큘럼은 이곳의 자랑거리다. 문학과 역사, 철학을 비롯한 ‘인문학 강좌’와 영어·일어·중국어를 배울 수 있는 ‘어학 강좌’가 있다. 건강한 노후를 위한 ‘명의명강’과 ‘노후생활 설계 강좌’ 등은 특화사업 가운데 하나다. 아이패드나 스마트폰 교육 강좌반도 올해 처음 신설했다.


문학 강좌는 한국시인협회장인 오탁번씨가 맡고 있으며 어학 강좌는 어학 전문업체 YBM과 협약을 맺고 진행한다. 동양화 강좌 중 민화는 화가 최덕례씨가 담당한다. 수준 높은 프로그램을 구성하기 위해 강사 섭외에 특별히 공을 많이 들인다는 게 강남시니어플라자의 설명. 강좌는 3개월 단위로 진행되며, 수강료는 무료~강좌별로 3개월에 1만~3만원 선이다.


고학력·경제력 갖춘 시니어用 맞춤형 고품격 강좌
1층 카페마로니에에서 60~70대 할머니와 할아버지 커플을 만났다. 취재차 나이를 묻는 기자에게 “숫자에 불과한 나이가 뭐 그리 중요하냐”며 한사코 대답해주지 않았다. 두 분은 ‘절친’으로 함께 한의사 무료 특강을 들으러 왔단다. “여긴 친지 소개로 왔어요. 무엇보다 내 또래들끼리 편하게 여유롭게 차를 마시고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게 제일 좋지요.”


강남시니어플라자의 사회복지사 이지영씨는 “이곳 회원들은 고학력에 경제력을 갖춘 시니어들이 많다”며 “돈을 내고서라도 그만큼 다양하고 질 높은 서비스를 받겠다는 요구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서 “수준 높은 강좌를 무료로 제공하기 위한 노력도 계속하고 있다”며 “지역 내 기업 또는 브랜드와 연계해 전략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AD

배우는 것뿐 아니라 직접 가르치는 일도 가능하단다. 직접 강좌를 개설해 시니어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벌써부터 신청하는 회원들이 줄줄이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이곳을 찾는 시니어들이 계속 늘고 있다.


현재 회원 수는 2700명을 넘어섰다. 이씨는 “개관한지 5개월여 밖에 되지 않은 것에 비하면 상당한 숫자”라고 전했다. 강남시니어플라자는 ‘해피(HAPI)’한 시니어들의 자아실현을 지향하는 공간이자, 제2인생을 펼치는 곳으로 자리잡고 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