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중동에도 의료 한류바람 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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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국내 병원의 중동지역 환자 유치 사업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해외환자 유치 1위인 세브란스병원의 경우, 지난해 다녀간 3만여명 해외환자 중 중동환자는 900여명에 불과했다. 이마저 순수한 의료관광객이 아니라 한국에 주재하는 중동인이거나 다른 목적으로 한국에 왔다 잠시 병원을 들른 사람들이다.

국내 최초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와 환자의뢰 협약을 맺은 삼성서울병원도 신통치 않기는 마찬가지다. 병원 측은 현지 메디컬센터를 통해 환자를 국내로 보낸다는 야심찬 계획도 세웠다. 그러나 1년 반이 지난 지금 이 병원을 찾은 환자는 손에 꼽을 정도다. 현지 정부와 공식적으로 맺은 협약마저 무용지물이 된 것이다.


준비가 미흡했던 것도 아니다. 이슬람문화를 고려한 환자 식단 개발, 아랍어로 된 메뉴판, 기도실, 아랍 TV채널 등 입원 환경을 미리 조성해놓은 상태였다.

하지만 중동지역 환자들은 이미 1990년대 초 해외 의료시장에 뛰어들어 메디컬 허브로 이름 난 태국이나 싱가포르, 유럽 등지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후발주자로서의 낮은 인지도, 긴 비행시간, 낯선 곳에 대한 두려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가 UAE 아부다비와 자국 환자를 국내 4개 대형병원으로 보내는 협약을 체결했다. 대부분 중동국가는 자국 내에서 치료가 어려운 환자를 해외로 보내 치료를 돕는다. 치료비는 물론 체제비 등 수반 경비도 정부가 전액 지원한다. 정부는 일단 우수한 한국 의료를 경험하게 하면 환자는 따라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른바 '입소문 효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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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원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과장은 "현지 정부가 여러 국가를 비교ㆍ실사한 후 자국 환자를 보내는 만큼 공신력은 물론 플랫폼과 인프라를 통해 향후 중동환자의 자발적인 방문이라는 시너지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부의 바람대로 중동지역에 '의료 한류(韓流)'가 일지는 아직 미지수다. 연말 아부다비로부터 제1호 환자가 온다고 한다.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는 중동지역 환자 유치에 새로운 물꼬를 트고 순항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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