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지만 이들의 모습은 위태하게 공을 받아내는 곡예사를 떠올리게 한다. 복사기 앞에서 아이의 생일파티에 대해 생각하며, 토요일 밤 영화관에 가면서 자신이 만든 마케팅 계획에 대해 상사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걱정한다.
특히 아이가 있는 기혼 여성은 아이가 없는 독신여성보다 스트레스를 느낄 확률이 2.2배 높다. 여성이 항우울증이나 항불안성 약물을 복용하는 비율도 남성의 2배에 이른다.
"여자들은 왜 나이를 먹을수록 불행해질까?" 책의 저자인 마커스 버킹엄은 "수십년 간 여성들에게 주어진 기회와 책임은 늘어났지만 없어지거나 사라진 책임은 거의 없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이를테면 최근 기업에 빠른 속도로 도입되고 있는 유연 근무제나 재택 근무제를 생각해보자. 여성들에게 '한 가지를 포기하지 않고도 다른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이 제도는 실제 여성들의 스트레스 수치를 높인다. 결과적으로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해야 하는 상황'을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빠진 여성들에게 던지는 저자의 조언은 간단하다. 질의 저하와 스트레스의 증가 없이 여러 가지 업무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멀티 태스킹은 거의 불가능한 능력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환상을 빨리 버리라는 것이다.
그는 "아내, 엄마, 직장인의 역할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려는 데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자신의 강점이 무엇인지 파악해 거기에 집중하라"고 조언한다. 자신의 강점을 찾아서 집중하면 놀라운 성공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강점 혁명'은 나이 들수록 멋지게 살고 싶은 여자들을 위한 충실한 지침서가 될 것이다.
나이 들수록 멋지게 사는 여자/ 마키스 버킹엄 지음/ 김원옥 옮김/ 살림/ 1만3800원
이상미 기자 ysm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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