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미국과 유럽 부채문제로 세계 경제성장 둔화 먹구름이 짙게 깔려 있지만 아시아 부자들의 고급 자동차, 주택, 예술품, 와인 소비는 갈수록 늘고 있다.


미국 경제뉴스 전문방송 CNBC 17일 보도에 따르면 2대의 메르세데스 세단을 소유하고 있는 36세 금융 트레이더 애드리안 탄씨는 최근 세 번째 자동차 구입을 위해 싱가포르 자동차 딜러숍들을 돌아다니느라 바쁘다. 메르세데스 세단 한 대를 더 살까 아니면 아우디나 BMW를 살까 행복한 고민에 빠져있다.

사실 싱가포르에서 사는 수입차 가격은 결코 싸지 않다. 세금을 포함하면 15만달러(약 1억6000만원)가 훌쩍 넘는다. 탄씨는 "그나마 나는 절약하는 편"이라며 "나보다 소득이 많은 20대 동료들은 나를 위축시킬 정도로 비싼 자동차를 서슴없이 구입한다"고 말했다.


부(富)는 서방 선진국에서 아시아 신흥국으로 빠르게 이동중이다. 증권사 메릴린치와 컨설팅업체 캡제미니(Capgemini)가 공동으로 지난 6월에 발표한 '세계 부(富) 보고서(World Wealth Report)' 따르면 가처분소득 100만달러가 넘는 아시아 부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330만명으로 전년 대비 9.7% 늘었다. 이들의 총 자산은 10조8000억달러다.

이것은 유럽 백만장자 310만명이 보유한 자산 10조2000억달러 보다 많은 것으로 세계에서 가장 부자가 많은 북미 지역 340만명의 11조6000억달러의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것이다.


부자들이 많아지면 고급 제품의 수요와 판매가 늘어나는 것이 당연하다.


싱가포르에 있는 한 BMW 매장에서는 한달에 350대의 자동차가 팔려나간다. 중국 본토를 비롯해 홍콩, 마카오, 대만 등 중화권 지역에서 BMW가 올해 상반기 동안 판매한 자동차 수는 13만659대로 전년 동기대비 60% 증가했다.


세계적인 예술품 경매회사 크리스티는 상반기 아시아 지역 매출이 68% 증가한 5억1500만달러에 달했다. 신용카드 회사 마스터카드 월드와이드의 포러쉬 싱 수석 부사장은 "세계 자산의 25%가 아시아에서 소비된다"며 "돈이 아시아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 부자들은 지난주 금융시장이 요동쳤을 때 서방 선진국 부자들보다 타격을 덜 받았다. 스위스의 은행 율리우스 베어의 마크 매튜 아시아 리서치 헤드는 "아시아의 부는 글로벌 금융시장 혼란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며 "투자되지 않은 자산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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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만큼 은행이나 자산운용사 입장에서는 아시아에서 유치해야할 고객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아시아 부자들에게 가장 많이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투자처가 부동산이다. 파운드 약세와 부동산 가격 상승이 맞물린 런던 부동산 시장이 특히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아시아 부자들은 10억파운드(약 16억달러) 이상을 런던 신규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에 쏟아 부었다. 부동산 회사 나이트 프랭크의 세바스찬 와너 아·태 지역 담당자는 "아시아 부자들 입장에서 지금의 환율은 매우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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