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하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주임교수
군사훈련은 점차적으로 정보통신기술, 시뮬레이션(simulation) 기술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로 인해 군사훈련은 도전적·경험적이고, 때로는 재미있고 흥미있는 것으로 변화해 가고 있다. 하지만 전문군사교육은 날이 갈수록 급속도로 발전해 가고 있는 군사훈련의 내용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전문군사교육이 전사들을 현재보다 너 나은 지적수준을 갖추도록 준비시키지 않는다면, 최고수준의 군사훈련조차도 낭비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훈련이 궁수에게 어떻게 활과 화살을 사용하는가를 가르치는 것이라면(과녁 한복판에 어떻게 화살을 정조준하는가), 교육은 군수가 활쏘기(궁수)를 넘는 진보로서 화약의 가치를 볼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 훈련은 현존하고 이해되는 환경속에서의 능력을 발전시키는 것이라면, 교육은 완전히 이해되지 않는 다른 환경에서의 능력을 발전시키는 것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국방부, 합참, 각 군에서 소요제기 및 결정을 담당하는 제복을 입은 군인들이 요구(need)와 소요(requirement)에 관련된 전문교육을 받아야 한다면, 방위사업청내에서 획득업무를 담당하는 군인 및 민간인력들은 획득사업(acquisition program)관리에 관련된 전문교육을 받아야만 한다.
이런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우리 군의 경우 소요 및 획득사업관리에 관련된 인력들에 대한 전문군사교육은 여전히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국방대학교에서 시행하는 직무수행에 필요한 실무훈련(on-the-job training) 정도만 있을 뿐이다.
정권이 바뀔 때 마다 국방개혁을 추진해 나가면서도 소요 및 획득인력에 대한 전문교육을 어떻게 체계적·단계적으로 수행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 소요창출체계 및 국방획득개혁과 관련해 합참, 각 군, 방위사업청내 조직개편이라는 하드웨어만 생각할 뿐, 그것을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대단히 중요한 소프트웨어가운데 하나인 소요 및 획득인력들의 전문교육체계는 어떻게 개선해 나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현재 광범위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좋은 소요 및 획득사업 관리기법이나 원칙들은 단지 상황적으로만 적절한 것이다. 변화하는 획득환경에서 현재의 모범사례가 내일의 문제해결에 그대로 적용되리라는 보장은 없는 것이다. 이 때문에 소요창출, 생산, 계약, 종합군수지원, 소프트웨어, 사업관리 및 기술관리, 운영유지, 각종 법규 및 규정, 체계관리 등에 관련된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이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소요 및 획득인력들에게 제공되어져야만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해야 소요 및 획득인력들이 지식과 경험을 결합해 혁신으로 연결시키는 방법을 계속 발전시킬 수 있게 되고, 이를 통해 올바른 정책판단과 합리적인 사업관리를 수행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 군은 소요 및 획득관련 인력들이 전문교육을 체계적·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 기울여 나가야 하는 것이다. 국방획득대학 창설이 시급히 요구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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