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뉴욕 증시가 6거래일 연속 내리막을 걸었다.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이하 연준) 의장의 '미국 경기 둔화' 발언이 불과 하루 뒤 베이지북을 통해 일부분 확인되면서 경기 회복세에 대한 우려가 재차 불거진 탓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3대 신용평가사가 미국에 대해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을 연달아 제기하는 등 불안 심리를 부추겼다.

다만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예상을 뒤엎고 증산 합의에 실패했다는 소식과 재고 부족에 대한 우려로 국제유가가 재차 배럴당 100달러대로 올라선 점은 오히려 증시에서는 에너지주에 호재로 작용, 주요 지수의 전반적인 낙폭은 줄였다는 분석이다.


8일 뉴욕 증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21.87포인트(0.18%) 내린 1만2048.94로 거래를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5.38포인트(0.42%) 하락한 1279.56로 거래를 마쳤다. S&P500 지수가 6거래일 연속 하락한 것은 2009년 2월 이후 처음이다.


나스닥 지수는 26.18포인트(0.97%) 떨어진 2675.38에 장을 마감했다.


◆美 베이지북 "동부 지역 일대서 경기 둔화 확인돼"=이날 뉴욕 증시 주요 지수는 약보합권에서 출발해 등락을 거듭하는 등 혼조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미국 경기 회복세가 전날 버냉키 의장의 발언대로,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둔화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는 진단이 장 중 제기된 이후 줄곧 하락 곡선을 그렸다.


연준은 베이지북을 통해 "최근 2개월 사이 동부 지역 일대(4곳)에서 경기 회복 둔화의 움직임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뉴욕과 시카고, 애틀랜타, 필라델피아 등 4개 지역 연준 관할 지역에서 성장세가 약화됐다는 설명이다.


동부 지역 4곳에 불과하지만 올 들어 전 지역에 걸쳐 나타났던 고른 회복세를 벗어나 처음으로 둔화 조짐이 확인된 것에 시장은 주목하는 분위기다.


다만 댈러스 지역 연준 관할 지역은 홀로 성장세가 확대된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7개 지역은 종전과 비슷한 수준의 회복 속도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준은 "에너지와 식품 가격의 상승과 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공급 차질, 토네이도로 인한 농업 생산 차질 등으로 일부 지역의 경기가 영향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베이지북은 이달 21~22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통화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데 자료 중 하나로 이용된다.


◆3대 신용평가사 "美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 있다" 경고=3대 신용평가사가 일제히 미국에 대해 비관적인 시각을 드러낸 점도 증시에는 부담으로 작용했다.


최근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와 무디스에 이어 피치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하향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히고 나선 것. 피치의 데이비드 라일리 국가 신용등급 담당 대표는 "미국의 부채 한도가 8월 초까지 확대되지 않으면 신용등급 하향 검토 대상에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세계 최대 차입국이자 기축통화 발행국인 미국이 디폴트에 빠지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 될 것"이라며 "전 세계 금융 시장의 안정성을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피치는 지난 1995년 미국 국채 이자지급에 디폴트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미국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 검토 대상에 올린 바 있다. 하지만 이듬해 의회가 부채 한도를 확대하면서 이를 해제했었다.


◆'OPEC 증산 불발'에 WTI 100달러 재돌파=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다시 돌파했다. OPEC이 증산 합의에 실패했다는 소식으로 수급 불균형 우려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일 대비 1.65달러(1.6%) 오른 배럴당 100.7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달 31일 이후 최고치다.


런던 ICE선물시장의 7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1.29달러(1.1%) 상승한 배럴당 118.07달러에 거래됐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정례회의가 끝난 뒤 증산을 추진했던 사우디아라비아의 알리 알-나이미 석유장관은 "합의에 도달할 수 없었다"면서 "이번 회의는 사상 최악의 회의 가운데 하나였다"고 밝혔다. 압둘라 알-바드리 OPEC 사무총장도 "산유량 정책을 변경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현 생산 쿼터를 유지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사우디 등 4개 회원국은 일일 석유 생산량을 종전 대비 150만배럴 추가한 3030만배럴로 늘릴 것을 적극적으로 제안했다. 하지만 이란, 베네수엘라, 알제리 등 몇개국이 반대 의사를 표명하면서 동결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증산 합의가 불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전문가들은 올해 국제유가가 배럴당 130달러로 치솟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미국의 석유 재고량이 줄어든 것도 이날 유가 상승을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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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의 원유 재고가 485만배럴 감소했다고 밝혔다. 예상치(138만배럴 감소)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한편, 금값은 5.30달러(0.3%) 하락한 온스당 1538.7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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