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발목 잡힌 亞 통화절상으로 돌파구 마련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이의원 기자]빠른 경제성장 과정에서 인플레이션 '복병'을 만난 아시아 국가들이 자국 통화절상을 용인해 수입 물가를 낮추는 방법으로 인플레 해결책을 마련하고 있다.
중국 국무원 산하 국가개발개혁위원회(NDRC)는 24일 올해 2분기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전망치를 4.9~5.1%로 제시했다. 올해 1분기 5%를 기록했던 CPI 상승률이 2분기에도 5% 수준을 유지해 중국 정부가 물가상승률을 목표치인 4%로 맞추는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인플레 압력을 낮추기 위해 올해 지속적으로 은행 지급준비율과 금리 인상을 단행하던 중국 정부는 상황이 여의치 않자 빠른 속도의 위안화 절상마저 용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일 중국 인민은행이 고시한 환율이 1달러당 6.5294위안을 기록하며 6.53위안대가 무너진데 이어 22일에는 6.5156위안으로 6.52위안대 마저 붕괴됐다. 1년 만기 위안화 선물은 6.3위안대에 거래되며 향후 위안화 가치가 계속 절상될 것이라는 시장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다.
인플레 억제의 효과적인 방법으로 위안화 절상이 거론되면서 위안화 거래의 하루 변동 폭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산하 교육기관의 왕용 교수는 지난 22일 중국증권보 기고문을 통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올해 하반기께 위안화 환율 하루 변동폭을 적절한 수준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현재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 환율 변동폭을 하루 ±0.5%로 제한하고 있다.
왕 교수는 "빠른 속도의 위안화 절상은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수입 물가 상승 억제 수단"이라며 "정부가 인플레를 어떻게 잡을지에 대해 결정할 때, 빠른 속도의 위안화 절상은 정부가 취할 수 있는 다음 단계의 중요한 정책"이라고 말했다.
태국에서도 올해 두 차례의 금리인상과 함께 중앙은행(BOT)이 바트화의 가치가 오르는 것을 용인하고 있다.
앗차나 와이쾀디 태국 중앙은행 부총재는 지난 22일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바트화가 평가절상되는 것을 용인하고 주변국들의 통화 절상 속도보다 빠를 경우에만 통화정책에 개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바트화 강세는 인플레이션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면서 "특히 수입 물가를 다스리는데 효과적"이라고 전했다.
바트화는 지난해 달러화 대비 7.6% 절상된데 이어 22일 장중한때 29.88바트에 거래되며 지난해 12월 6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갔다.
태국은 지난해 7.8% 경제성장을 했고 올해도 5%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CPI 상승률이 계속 높아지고 있어 정부가 부담을 느끼고 있다. 태국 정부는 당초 올해 인플레이션율이 2.0∼3.0% 사이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으나 중동 정정 불안으로 유가가 급등하자 지난달 인플레이션 예상치를 3.0∼5.0% 수준으로 올린 상태다.
베트남은 물가상승률이 계속 높아지고 있어 그동안 계속했던 동화 평가절하가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더 커진 상황이다. 베트남 중앙은행은 지난달 베트남 화폐단위인 동을 달러대비 8.5% 평가절하 했다. 동화의 평가절하는 최근 14개월 동안 4번째 단행됐다.
베트남의 살인적인 물가상승에 계속된 무역적자와 계속된 베트남 통화의 평가 절하가 원인인 만큼 베트남 정부가 동화 평가절하 추세를 멈출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호치민시 은행대학의 르 탐 두옹 이코노미스트는 “높은 경제성장을 추구하면서 인플레이션을 다스릴 수 없다”면서 “베트남 정부는 또 다른 긴축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의 3월 CPI 상승률은 13.89%를 기록, 2009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베트남 재정부 물가통제국장은 (당초 목표인) 올해 7% 물가상승률 목표를 지키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인정했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은 인플레 위험에 직면한 아시아 국가들이 통화절상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눕 싱 IMF 아시아·태평양 담당국장은 "아시아 국가들이 물가 급등을 막기 위해서는 통화정책만으로 부족하며 환율 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아시아 신흥국은 환율 시스템을 보다 유연하게 하고 자국 통화를 절상할 충분한 여지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의원 기자 2uw@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