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아눕 싱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국장이 아시아 신흥국에 인플레이션 압력이 확산되고 있으며, 물가 급등을 막기 위해 아시아 각국이 자국통화를 절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눕 싱 국장이 13일(이하 현지시간) “아시아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물가 급등은 일회적 변동성 때문이 아닌 경제의 구조적 변화 때문”이라면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광범위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이날 전했다.

그는 “식료품 물가 상승은 수급 불균형과 순환적·계절적 요인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시아 신흥국에서 중산층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아시아 지역의 고성장률은 기뻐할 일이지만 성장의 질과 지속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물가 급등을 막기 위해서는 통화정책만으로 부족하며 환율 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아시아 신흥국은 환율 시스템을 보다 유연하게 하고 자국 통화를 절상할 충분한 여지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환율을 통제하면 통화정책이 효과를 보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WSJ은 싱 국장의 발언이 IMF 내에서 아시아 지역의 인플레이션과 (통화 절하에 따른) 세계 불균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며 특정 국가를 거론하지 않았지만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싱 국장은 위안화 절상을 위해 중국에 당근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IMF 특별인출권(SDR) 통화 바스켓에 위안화를 편입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SDR은 일종의 국제준비통화로 달러와 금을 잇는 제 3의 통화로 간주되고 있다. 현재 SDR은 달러화, 엔화, 유로화, 파운드화 등 4개의 통화로 구성돼 있다.

전문가들은 IMF가 위안화를 SDR에 편입시키려는 목적이 위안화의 빠른 절상을 꾀하기 위해서라고 풀이하고 있다.


싱 국장의 이번 발언은 오는 18일~19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를 앞두고 IMF가 신흥국에 대한 통화절상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과 맥을 같이 한다.


WSJ의 지난 10일자 보도에 따르면 G20 일부 회원국들은 이번 회의를 통해 신흥국이 자본통제를 사용할 수 있는 조건을 고치려고 하고 있는데, IMF가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IMF는 자본통제 조건을 위한 새로운 가이드라인 초안을 작성했는데, 이 초안에 따르면 자본통제는 다른 거시경제 정책이 모두 시행된 후 마지막 수단으로 사용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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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가 지난해 11월 G20 서울회의 합의와 상충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신흥국이 자국통화 절하를 위해 자본통제를 남용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미셸 캉드쉬 전 IMF 이사는 “IMF의 역할은 자본통제가 통화를 인위적으로 절하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돼서는 안된다는 점을 명확히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EU의 14일 보고서에 따르면 EU는 미국 달러화 중심의 기존 기축통화 체제 개편을 강력히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올해 G20의장국인 프랑스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재무장관이 "G20정상회의에서 논의될 의제들을 이번주 회의에서 결정할 예정"이라면서 "무역 불균형 해소에 대한 대책과 함께 기축통화 후보명단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고 13일 보도했다.


조해수 기자 chs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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