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들 대다수 반대...찬·반 대등한 기업들과 대조

[아시아경제 김민경 기자]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14.7% 성장을 달성한 싱가포르가 저임금노동자 보호를 위한 최저임금제 도입을 미루고 있다.


일간 스트레이츠타임스 등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12일 싱가포르 의회는 전국노조회의(NTUC) 사무부총장 조세핀 테오 의원이 제안한 최저임금제 도입에 관해 5시간 동안 토론했으나 대부분 의원들은 최저임금제 이에 반대했다.

의원들은 정부가 동반성장을 위한 정책을 늘려야 한다는데 뜻을 같이했으나 저임금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최저임금보다 정부지원 프로그램을 늘리는 것이 낫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싱가포르의 최저임금 논의는 인접한 홍콩이 지난해 최저임금법안을 통과시키면서 본격화했다. 지난해 GDP가 기록적으로 성장하면서 그 열매를 사회 전 소득계층이 나눠야 한다는 동반성장 논의가 더욱 활발해졌다.

테오 의원은 "최저임금 도입은 우리 경쟁력을 갉아먹지 않으면서 성장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정부는 이미 노동복지를 시행하고 있지만, 시행여부보다는 얼마나 효과적으로 개입하는지가 문제"라고 설명했다.


간김용 인력부 장관은 이에 대해 최저임금제는 싱가포르의 근로윤리와 자립적 문화에 어긋난다며 "일정 수준의 소득을 보장하면 생산성이 낮은 근로자들이 숙련공이 될 동기부여가 사라질 것"이라고 반대의견을 밝혔다.


야당인 노동자당의 로우티아키앙 의원은 최저임금제의 즉각적 도입에 반대하며 산업별 최저임금제 도입에 관해 검토하는 자문위원회를 만들자고 제안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드니스 푸아 등 여러 의원들은 최저임금제가 고용비용을 늘리고 기업들은 결국 소비자에게 비용을 전가해 물가 상승을 부추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최저임금제 시행으로 현재보다 높은 임금을 줘야 할 경우 기업들은 미숙련 저임금 노동자들을 해고해 이들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수 의원들은 저임금 계층의 생활 보호를 위한 대안으로 현재 정부가 시행중인 노동복지소득보조(WIS)나 전국노조회의가 출범시킨 동반성장프로그램(IGP) 등의 시책을 강화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일부 의원은 정부의 소득보조책을 GDP 성장과 연동시켜 GDP 성장률이 좋을 때에는 소득보조금에도 보너스를 지급하자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반면 기업들의 반응은 예상외로 찬·반이 엇비슷하다. 일간 비즈니스타임스에 따르면 싱가포르 RDS/SHRI가 151개 기업을 대상으로 공동조사한 결과 최저임금제 도입 효과가 확실치 않을 것이라는 응답이 41%, 저임금노동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34%였다.


최저임금제를 도입하면 저임금노동자 고용이 줄게 될 것이라는 응답은 15%였고 오히려 이들에 대한 고용이 늘어날 것이라는 응답도 8%나 됐다.


조사를 시행한 RDS의 피터 리 컨설턴트는 "놀라운 결과"라며 "이번 결과는 문제의 복합성이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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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최저임금제를 도입해도 고용이 심각하게 줄지는 않을 것"이라며 "비용은 늘겠지만 소비자에게 이를 전가하기보다는 효율성을 기하는 방향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민경 기자 sky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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