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국부펀드 한국 등 동북아에 집중 투자
[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중개무역항으로 무역금융이 일찍이 발달한 싱가포르는 1960년대 후반 금융산업을 본격 육성하기 시작하면서 금융허브로서의 면모를 갖췄다. 특히 1998년 '금융개혁정책'을 시행하면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고, 싱가포르 양대 국부펀드인 테마섹과 싱가포르투자청(GIC)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금융산업은 싱가포르 국내총생산(GDP)의 약 11%를 차지한다. 싱가포르에는 전 세계 상업은행 110개사, 종합금융회사 56개사, 보험회사 143개사, 증권회사 79개사, 금융회사 7개사 등이 들어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산업ㆍ신한ㆍ우리ㆍ외환ㆍ하나은행과 삼성자산운용ㆍ삼성화재ㆍ우리투자증권ㆍ한국재보험ㆍ한국투자증권 등 10개 회사가 진출해 있는 상황이다.
반면 한국에 진출한 싱가포르 금융업체는 싱가포르개발은행(DBS)ㆍ화교은행(OCBC)ㆍ대화은행(UOB) 단 3개사에 불과하다.
그러나 국부펀드를 통한 투자는 늘어나고 있다. 테마섹은 1974년6월 설립당시 재무부 출자금 3억5400만달러로 출발, 2010년7월 현재 자산가치 1860억달러로 성장했다. 2000년대 이후 해외투자 비중을 점차 확대하고 있는 테마섹은 북아시아(한국ㆍ중국ㆍ대만)의 투자 비중을 27%(전년대비 5% 증가)까지 올렸다. 지난해 셀트리온의 지분 10%를 2억달러에 사들인 테마섹은 현재까지 5억달러를 한국에 투자한 것으로 추산된다.
GIC의 자산운용 규모는 약 2650억달러로, 북아시아의 투자비중은 1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는 주로 부동산 투자에 집중했는데, 서울 파이낸스빌딩ㆍ아시아나빌딩ㆍ코오롱빌딩ㆍ무교빌딩ㆍ스타타워빌딩ㆍ뉴코아 강남점 건물 등 7개 건물 매입에 약 18억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집계된다.
싱가포르가 이처럼 글로벌 금융업체를 끌어 모을 수 있었던 것은 정치적 안정성을 바탕으로 한 정부의 적극적인 유치활동 때문이다. 2006~2009년까지 싱가포르에서 금융ㆍ건설 업무를 맡았던 정상돈 한국은행 정책기획국 정책수단연구반 반장은 "중앙은행 격인 싱가포르통화청(MAS)조차 뉴욕ㆍ런던ㆍ홍콩 등지를 다니며 일종의 로드쇼를 개최한다"면서 "종합적인 투자유치를 전담하는 경제개발청(EDB)은 기업들에게 원스탑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는 '아시아의 스위스'라고 불릴 만큼 프라이빗 뱅킹(PB)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2000년 은행의 비밀보호법을 강화하면서 PB의 근간이 마련됐고, 중국ㆍ인도를 비롯한 아시아 지역 극부유층이 급증하면서 PB 분야는 앞으로도 더욱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는 미래 성장동력으로서 이슬람 금융을 눈여겨보고 있다. 싱가포르 최대은행인 DBS는 2007년 이슬람뱅킹 전문 금융기관(Islamic Bank of Asia)을 설립했고, 2009년5월에는 비이슬람권 최초로 싱가포르에서 이슬람금융 연차총회가 개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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