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지난 가을부터 시작된 수도권 전세난이 연말까지 이어지면서 전세물량의 씨가 마르고 있다. 그나마 시장에 나오는 물건들은 높은 호가에도 불구하고 바로 거래로 이어지며 전세값마저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이렇다보니 일부 전세 수요자들은 치솟는 전세값을 견디지 못하고 내집마련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전세와 내집 사이에서 주택 매수시점을 저울질하던 수요자들이 현 시점을 적기로 판단한 것이다.

특히 입지여건이 좋고 선호도가 높은 중소형 아파트임에도 불구하고 시장 분위기를 타지 못해 미분양으로 남은 물량들이 주목받고 있다. 무엇보다 이들 물량들은 악성 미분양으로 남을 가능성이 적은 데다 조만간 부동산 경기가 좋아지면 소진속도 역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세보다는 내집이…”

16일 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값은 9월 0.7%를 시작으로 10월 1.0%, 11월 1.4%로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이렇다보니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을 나타내는 전세가율도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실제 12월 강남 지역 전세가율은 42.1%를 기록하며 56개월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강북 14개구의 전세가율도 46.3%로 지난 1월(41%)보다 5.3%나 상승하며 2008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 전역에서 매매가와 전세가의 간격이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전국 미분양 주택이 줄어들고 있는데 반해 수도권 미분양은 되레 늘고 있는 점도 ‘치솟는 전세값보다는 돈을 더주고 알짜 미분양이 사겠다’는 수요자들의 심리를 더욱 자극시키고 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10월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9만9033가구로 전달 10만325가구에 비해 1.3%(1292가구) 줄었다. 미분양 주택이 2007년 10월(10만887가구) 10만가구대로 진입한 이후 9만가구대로 줄어든 것은 3년만이다.


하지만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는 신규 미분양이 발생해 전달인 2만9201가구에 비해 0.5%(133가구) 늘어났다.


특히 서울이 15.5%(337가구) 늘어난 2506가구, 인천이 3.8%(561가구) 증가한 1만5304가구로 조사됐다. 경기는 2.1%(484가구) 줄어든 2만2701가구를 기록했다.


주택전문건설업체 관계자는 “늘어난 수도권 미분양들은 좋은 입지와 품질에도 불구하고 장기화된 시장침체 분위기로 빛을 보지 못한 물량들이 대부분”이라며 “가격까지 낮아진 상태로 시장에 다시 나와 투자자와 수요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석다조 미분양


미분양 아파트 분양의 가장 큰 장점은 까다로운 청약통장을 쓸 필요없이 그 자리에서 바로 계약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시공사가 내놓은 각종 금융혜택도 누릴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미분양을 빨리 처분하기 위해 신규분양시와 다른 조건을 내걸고 있다.


가장 큰 혜택은 중도금 무이자융자를 해주는 것이다. 목돈 마련에 어려운 신혼부부나 젊은 층에게는 좋은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즉 2~3년간 중도금 무이자 융자를 받는 동안 열심히 저축해 목돈을 만든 후 입주시기에는 그 동안 은행이자를 받으면서 저축한 금액으로 갚으면 된다.


내 마음대로 동과 호수를 선택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청약통장으로 분양신청 할 때에는 추첨을 통해 동, 호수가 정해지는데 반해 미분양을 계약할 때에는 로열층을 선택할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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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개월이 지나면 바로 입주가 가능한 후분양 아파트에서 발생한 미분양만의 특혜도 있다.


부동산114 김은선 연구원은 “후분양 물량에서 미분양단지를 선택하는 것은 처음부터 목돈을 마련해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통상 입주가 임박한 분양권을 선택하려면 분양가에 웃돈을 붙여야만 살 수 있다”며 “자금여력이 어려운 젊은 수요자들에게는 힘들기 때문에 프리미엄 없이 바로 입주 가능한 후분양 미분양 단지도 매력적이다”고 분석했다.


배경환 기자 kh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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