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리사에게 일자리를"
[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2일(현지시간) 미국항공우주국(NASA)는 비소(As)를 기반으로 살아가는 박테리아 'GFAJ-1'이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이 박테리아에 이름을 붙인 것은 발견자인 펠리사 울프-사이먼 박사다. 울프-사이먼 박사는 일자리를 바랐던 자신의 소망을 박테리아 이름에 담았다. GFAJ는 바로 '펠리사에게 일자리를(Give Felisa a Gob)'의 줄임말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울프-사이먼 박사와 함께 이번 연구에 참여한 애리조나주립대학(ASU) 폴 데이비스 교수의 기고문을 공개했다. 폴 데이비스 교수는 기고문을 통해 'GFAJ-1'이라는 이름에 얽힌 사연을 밝혔다. 인 대신 화학적으로 유사한 비소를 사용하는 생명체가 존재할 것이라며 과학계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주장을 해 온 울프-사이먼에게는 일자리가 쉽게 주어지지 않았다는 것.
울프-사이먼은 음대로 잘 알려진 오버린 칼리지에서 화학과 함께 오보에를 전공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이후 럿거스 대학에서 해양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ASU로 옮겨 미생물학 연구에 뛰어들었다.
데이비스 교수는 2006년 특이한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에 대한 워크샵을 계획하면서 울프-사이먼을 처음 만났다고 전했다. 이 때 울프-사이먼은 비소를 사용하는 생명체의 존재를 주장했으나 이를 신뢰하는 사람은 없었다고 한다.
데이비스 교수는 "대부분의 젊은 과학자들은 먼저 주류 과학주제를 연구해 경력을 쌓는다"며 "펠리사-울프의 주장은 앞날을 건 도박에 가까웠다"고 말했다. 과학계에도 취업 경쟁이 치열해 기존의 과학이론과 다른 '도발적' 주장을 하는 인물은 자리잡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울프-사이먼은 머리를 핑크색으로 물들이는 등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로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NASA의 지원을 받아 캘리포니아 지질 조사국에 비정규 계약직으로 일하며 연구를 계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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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스 교수는 자신이 펠리사-울프의 연구를 독려했던 이유로 "화학을 잘 몰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만큼 펠리사-울프의 연구가 통념을 벗어나는 것이었다는 얘기다. 이후 논문을 게재하는데도 학계에서 '비소 생명체를 찾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거절당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데이비스 교수는 "'GFAJ-1'이 비소로 살아가는 생명체라는 것을 입증하는 것은 쉽지 않았으나 펠리사-울프는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를 거두었다"며 "이제 펠리사-울프가 일자리를 찾는 건 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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