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대담=김동원 부국장 겸 정치경제부장>


지난 8월 30일 농수산·식품 정책 수장(首長) 자리에 올라 7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유 장관은 취임한 바로 다음날 기자들에게 '쌀 수급안정 대책'을 직접 브리핑하는 등 발빠른 대처능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짧은 기간에 농정의 핵심 현안인 쌀 문제에 대한 문제점을 파악하고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등 문제 해결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해 눈길을 모았다.


유 장관은 9월 한 달 동안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태풍 '곤파스'로 인해 피해 농가를 순회하며 현장 점검에 나서는 등 그야말로 바쁜 행보를 보였다. 추석이 지날 무렵인 9월 말에는 국내에서 열린 행사중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다음으로 가장 규모가 컸던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아시아·태평양지역 총회에 참석, 의장국으로서의 역할을 깔끔히 수행해냈다는 평가다.

추석 이후 배추가격 급등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한 가운데 주무부처인 농식품부에 화살이 집중돼 유 장관은 관련대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한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 와중에 치러야 했던 국회 국정감사도 그에게는 값진 경험이었다. 취임 백일도 되기 전에 맞이한 국감이었지만 유 장관은 당시 차분하면서도 소신있는 답변으로 국회의원들에게 능력있고 당차다는 이미지를 심어주었다는 전언이다.


배추 파동이 좀 잠잠하다 싶더니 이제는 구제역이 발생해 전국 축산농가에 비상 경고등이 울려퍼지게 됐다. 배추 파동의 여파에서부터 구제역 파동까지, 유 장관은 '외유내강'으로 소리없이 그러나 기민하게 격랑들을 헤쳐나가고 있다.


취임 100일을 맞은 신참 장관이지만 그는 지나간 백일 동안 단 하루도 마음편히 쉬어본 날이 없을 정도로 바쁘게 달려가며 살아왔다. 과천 청사 4층에 있는 유 장관의 집무실을 찾아 그동안 소회와 향후 농어촌 정책의 중장기 비전 등에 관해 들어봤다.


▲ 12월 7일 취임 100일을 맞은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지난 백일 동안의 소회와 향후 농어촌 정책 방향에 대해 말하고 있다.

▲ 12월 7일 취임 100일을 맞은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지난 백일 동안의 소회와 향후 농어촌 정책 방향에 대해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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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안들이 많다 보니 취임 100일 동안 다른 어떤 장관보다 바쁜 하루하루를 보냈는데 그동안 소회는.


▲취임 이후 바로 '쌀 대책'을 발표하고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아태지역 총회, 태풍 곤파스 피해, 배추가격 급등, 최근의 구제역 발생까지 많은 현안과 국회 국정감사 및 예산심의 등으로 바쁜 일정을 보냈다. 지금까지 굵직굵직한 현안들로 눈코 뜰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냈던 만큼 중장기적 정책을 꼼꼼히 살필 여력까지는 없었던 게 사실이다. 근본적으로는 우리 농어촌의 경쟁력를 강화시켜 나가고 농어업인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행정을 펴나가는것이 핵심이다. 당면 현안처리뿐 아니라 '잘사는 농어촌, 행복한 국민'을 위한 보다 장기적인 시각의 정책마련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올해 안에 쌀산업발전 5개년 종합계획, 농수산물 유통구조 개선대책, 농어업 보조금 개편방안, 농림수산식품 연구개발(R&D) 경쟁력제고방안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


-구제역이 점차 확산되고 있는데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구제역은 아시아 지역을 포함해 전세계 40~50개국에 상시 발생되고 있다. 그나마 우리나라와 일본은 비교적 청정지역이다. 이번 구제역 발생 즉시 헬기를 타고 안동으로 내려가 구제역 발생 현황과 상황 등을 파악하고 조치사항을 지시했다. 구제역은 잠복기 등을 고려할때 향후 1주일이 고비가 될 공산이 크다. 앞으로 검역부분을 근본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 축산농가들은 불필요한 접촉을 피해야 한다. 피해 농가에는 법령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지원하겠다.


-최근 한식의 세계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어디에 중점을 두고 있나.


▲지난해 4월 마련한 '한식세계화 5대 전략' 분야를 긴 안목을 가지고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92%가 한식세계화 필요성에 공감하고 80%는 한식세계화가 실현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우리 한식의 장점을 잘 활용하고 홍보한다면 한식세계화는 충분히 가능한 목표라고 본다. 이를 위해 세계화 유망 메뉴를 개발하고 한식에 대해 지속적으로 알리는 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산·학·관 협력으로 국가별 유망 한식 메뉴를 개발해 해외 진출과 해외 한식당의 활용을 지원할 것이다. 또한 해외 주요 도시에 한식 브랜드의 이미지와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대표 매장격인 '플래그쉽(flagship) 한식당'을 설립해 한식의 고급 이미지를 확산시킬 생각이다.


-농협법 개정안의 연내 국회 통과 가능성은 어떻게 보는가.


▲농협의 신용사업 등 수익사업 치중에 따른 정체성 위기로 사업구조 개편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그동안 주요 쟁점사항에 대한 협의가 이뤄져 많은 의견 접근을 보았으며 조만간 법안소위를 열어 법안심사가 마무리돼 연내 통과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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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추진중인 쌀산업 5개년 종합계획 내용은.


▲쌀 산업의 경쟁력 강화 및 안정적 발전을 위해 마련 중인 '쌀 산업발전 5개년 종합계획'에는 수급안정, 농가소득, 유통체계, 가공산업 및 소비 등 쌀 산업과 관련된 구조적인 문제를 모두 포함할 계획이다. 생산조정제(타작물 재배) 등 구조적 공급과잉 문제를 해소하는 방안 제도화, 일시적 과잉공급 해소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정부쌀 재고처리 방법 정립 등이다.


-채소값 안정을 위한 유통구조 개선방안과 관련해서는.


▲기상이변으로 인한 가격 급등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배추·무 등 채소 거래의 많은 부분을 취급하는 산지 유통인을 포함하는 수급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산지유통인 법인화(영농조합법인 등)를 통해 거래 투명성을 높이고 거래 정보를 확보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품목전문조합으로 발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하지만 일부 언론에서 거론한 사이드카 제도, 서킷브레이커 제도는 부작용이 클 것으로 예상돼 배제하기로 했다.


-농어업 보조금을 대폭 손질하면 반발이 적지 않을텐데.


▲올해 농식품부 총예산은 14조6700억원 정도였는데 이 중 보조금이 44%로 6조5000억원에 달했다. 농어업 보조금 개편은 미래지향적 관점에서 농어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보조금을 개선하자는 것이다. 농업·농촌 문제는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산업적 측면과 복지 측면을 분리하는 '투 트랙'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본다. 시장 개방에 대응해 타 산업처럼 농업부문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농어업보조금 개편, 보조금 집행체계 개선안을 연말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연평 도발 등으로 지금은 논의대상은 아니지만 대북 쌀지원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대북지원 문제는 인도적인 측면이 있고 남북간 관계를 좀 더 발전적으로 진전시킨다는 측면에서 검토할 가치는 있지만, 정치·군사적 측면을 감안할 수밖에 없는 것이 한국의 현실이다. 지금처럼 군사적 도발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지원을 할 수 있겠나. 대북 쌀 지원이 단순하게 경제논리나 남한의 쌀 재고 처분의 일환으로만 여겨져서는 안된다. 남북한 간의 종합적 상황을 판단해야 한다. 도발이 이뤄지면 더 더욱 어려움이 있다. 북한이 근본적으로 정치·군사적 상황을 개선하는 쪽으로 노력을 하고 의지가 보일 때 실질적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내년에는 어떤 사안에 특히 주력할 계획인가. 농식품부 장관으로서 꼭 해결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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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농식품부가 준비해 왔던 정책들이 차질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 내년에는 '잘 사는 농어촌, 행복한 국민' 목표를 위한 여러 과제들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농식품부 장관으로서 당면 현안 처리뿐 아니라 농어업·농어촌의 미래를 위해 멀리 내다보는 정책의 토대를 만들고자 한다.


정리=고형광 기자 kohk0101@
사진=이재문 기자 moon@


고형광 기자 kohk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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