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자동차와 버스가 달리고 사람들이 바쁘게 걸음을 옮기는 대도시의 교차로에 한 폭의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교통 체증을 감수하면서 차량과 행인을 통제하는 방법 외에는 다른 묘안이 떠오르지 않는다.
그러나 올해 독일 베를린에서 벌어진 한 사건은 너무나 간단하게 도로 위에 '예술 작품'을 만드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방법은 간단하다. 차들이 교차로에 멈춰 서 있을 때 다양한 색상의 페인트를 도로 이곳저곳에 뿌려두면 된다.
페인트 때문에 멈춰 설 수 있는 바쁜 출근시간이라면 더더욱, 어느새 도로 위는 차들의 바퀴 자국과 사람들의 발자국이 여러 색깔로 남는다. 페인트 위를 달린 자동차들의 타이어 흔적과 행인들의 발자국이 도로 위에 한 폭의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형형색색의 흔적들이 도로를 가득 채우는 셈이다.
도로 위에서 펼쳐진 이 '예술' 작업은 실제 올해 독일 베를린에서 벌어진 일이다. 이 교차로를 지나간 차들과 행인들은 본인의 의도와 관계없이 모두 이 작품에 참여했다고 볼 수 있다. 도로를 수놓고 있는 여러 색깔의 흔적들은 이 도시를 지탱하는 사람들의 삶의 모습 그 차체인 것이다. 물론 이 '게릴라 아트'에 사용된 페인트는 물에 쉽게 닦이는 것으로 인체에 무해하다고 한다.
한 네티즌은 "도로를 하나의 캔버스로 생각하는 시각이 놀랍다"며 "시민들이나 주변 상인들에게는 불편을 초래할 수도 있겠지만 신선한 시도인 것은 사실"이라고 댓글을 남겼다. "지루한 일상에 참신한 이벤트가 됐을 것"이라는 댓글도 보였다. "무미건조한 도로 위에, 색깔만큼이나 다양한 변화를 주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는 의견도 있었다.
반면에 "사고의 위험이 있을 것 같다"나 "저 길을 물로 청소하는 비용은 결국 시민들의 몫" 등 부정적인 의견도 적지 않았다.
김철현 기자 k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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