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총리와 메드베데프 대통령.(왼쪽부터)

푸틴 총리와 메드베데프 대통령.(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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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강한 러시아를 만들겠다."


2007년 12월, 43세의 '어린' 대통령은 크렘린(대통령궁)에 올라, 다짐했다. 러시아의 황금기를 다시 이룩하겠다는 조용한 결의에 러시아 국민들은 열광했다. 이번 G20서울회의에서도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본인의 소신을 강하게 피력할 전망이다.

하지만 유심히 지켜봐야할 것은 블라디미르 푸틴 현 총리(전 대통령)일지도 모른다. 자국 언론들마저도 메드베데프를 가르켜 '푸틴의 남자' 혹은 '푸틴의 꼭두각시'라고 칭한다. 푸틴은 3선이 확실시 됨에도 메드베데프를 후계자로 지목했다. 이에 메드베데프는 푸틴의 그늘 속에 대통령직에 올랐다.


◇러시아, G20 패권 장악 계기= "IMF 의결권 이전이 서울 정상회의에서 꼭 이뤄져야 한다."

메드베데프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지난달 28일 이같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러시아와 중국이 원하는 것은 미국과 서유럽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는 국제 경제 질서의 재편이다. 특히 러시아는 G8 일원임에도, 한국과 같은 신흥 경제국이 포함된 G20이 세계 최상위 경제협의체로 등극하는 것을 지지하고 있다.


금융위기가 기회가 됐다. 미국의 투자은행인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으로 시작된 금융위기가 전세계를 강타했다. 미국은 G20 재무장관회의 참가국 정상들을 워싱턴으로 초청해 국제 금융위기 극복 방안을 논의했다. G20 정상회의의 시작이다. 2,3차 회의를 거치면서 G20회의는 세계경제 문제를 다루는 최상위 포럼으로 격상됐다.


G20 정상들은 지난 6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IMF쿼타 비중 5%를 선진국에서 신흥개도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서울회의에서 결정키로 합의한다. 또 거시경제 정책에 대한 감시 체제 구축 차원에서 경제위기 조기경보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도 서울에서 논의키로 한다. 그간 서방 강대국들 틈새에서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러시아의 입김을 확대할 수 있는 묘책이 서울에서 결정되는 셈이다.


◇푸틴을 등에 업은 메드베데프= 하지만 이같은 메드베데프의 행보에도 세계 언론은 푸틴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두 사람의 인연은 1991년 메드베데프의 대학 은사인 아나톨리 소브차크(Anatoly Sobchak) 교수가 상트페테르부르크 시장 선거에 당선되면서부터 시작된다. 그는 당시 상트페테르부르크 시정부의 부시장이던 푸틴을 만났다. 이후 푸틴이 중앙 정계로 진출하고 대통령이 되면서 그도 푸틴의 뒤를 따라 승승장구한다. 푸틴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자, 그는 2005년 러시아 제 1 부총리에 오른다.


푸틴은 재임기간 동안 옐친이 굴복시키지 못했던 체첸을 무력으로 진압했다. 전쟁영웅이 된 푸틴은 러시아의 국유재산을 사유화해 막대한 부를 축척하던 '올리가르히'들을 척결했다. 2000년 이후 러시아는 연평균 7%라는 막대한 경제 성장을 이룩해냈다. 1999년 1960억 달러에 불과했던 러시아 GDP는 2007년 1조3000억원까지 높아졌다.


그가 법을 바꿔 3선까지 한다고 해도 이의를 제기할 이는 없었다. 하지만 푸틴은 그의 측근인 메드베데프를 왕좌에 앉혔다. 메드베데프는 푸틴 덕에 70%라는 막대한 지지를 얻으며 크렘린에 입성한다.


그는 취임 이후 자신만의 영향력을 구축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푸틴이 매춘을 막았다면 메드베데프는 카지노와 슬롯머신을 몰아냈다. 정치적으로는 대통령 행정실, 총리실, 정보기관 등 세 축을 잘 융합시켰다. 외교적으로는 독립국가로의 분열을 막고 있으며 미국, 영국 등 서방 세계와의 대립각을 비교적 잘 지켜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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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012년 대선이 다가오면서 두 사람의 관계에도 균열이 생기고 있다. 푸틴은 대선 출마 의사를 밝혔으며 메드베데프는 푸틴의 정책을 하나 둘씩 중단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도 메드베데프가 서방 강대국의 힘을 축소시킬 수 있는 방안들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는다면 그에 대한 인식도 달라질 전망이다. 세계의 눈은 물론, 자국민의 시선도 '메드베데프'만의 경쟁력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황준호 기자 rep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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