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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단상]여성 '에디슨'이 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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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행사나 회의에 가서 인사를 하고 명함을 내밀면 자주 듣는 질문이 있다. "여성 발명? 그럼 남성발명협회도 있나요?" 이 질문 속에는 왜 여성발명을 별도로 지원해야 하느냐는 의미가 담겨 있다.

요즘 여성은 똑똑하다. '알파걸'이라는 표현이 낯설지 않은 이유다. 알파걸은 미국 하버드대 아동심리학 댄 킨들런 교수가 2006년 출간한 자신의 저서에서 처음 사용한 용어로 '뛰어난 능력을 지닌 여성'을 의미한다.
이는 통계가 증명한다. 통계청이 지난 7월 발표한 '2010년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고등학생 중 여학생의 대학진학 비율은 82.4%, 남학생은 81.6%로 처음으로 여학생이 남학생을 앞질렀다. 또 올해 외무고시 여성합격자 비율이 60%에 이르는 등 각종 국가고시 합격자 중 여성의 비율이 절반을 웃돈 지는 이미 오래됐다.

그러나 발명에서만큼은 아직 여성의 활약이 미비하다. '2009년도 남녀별 출원 건수'를 살펴보면 남성 82.8%, 여성 17.2%로 여성이 전체 출원의 5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실정이다. 법인기업을 포함한 전체 출원 건수로 따져보면 여성 비율은 더 줄어든다. 겨우 6%가량이다. 똑똑하고 많이 배운 여성들은 늘어나는데 지식기반사회 경제력의 척도라 할 수 있는 지식재산 출원에서는 여성 비율이 아직 저조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여성 발명을 사회적, 정책적으로 더 진흥해야 하는 이유다.

현재 사회 곳곳에서 여성들의 활약이 늘어나고 있다. IT와 서비스 업종 등 여성이 상대적으로 비교 우위를 갖는 경제 분야가 많아지고 인간 정서에 호소하는 섬세한 감성마케팅이 부각되면서 우리 사회에 여성의 역할과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하지만 가정생활과 육아 부담에서 벗어날 수 없어 여성들은 직업의 연속성을 갖지 못하고 사회에서 제대로 인정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실제로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직장을 그만둔 경험이 있는 여성 800명을 대상으로 퇴사 이유를 조사한 결과 10명 가운데 3명이 출산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고 육아와 결혼이 뒤를 이었다.

그런데 발명을 통한 지식재산권 갖기는 여성들에게 가정을 지키면서도 자신의 능력과 노력에 합당한 경제력을 만들어 주는 훌륭한 대안이 된다. 뿐만 아니라 여성들의 독창적이고 세심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실용성이 가미된 발명은 발명자인 여성뿐만 아니라 국가적, 산업적으로도 큰 경제적 효과를 가져다준다.

최근 여성 발명가들이 기발한 발명품으로 회사를 만들어 성공하는 사례도 많이 보도되고 있다. 다 쓴 시커먼 식용유를 70% 이상 정제해서 쓸 수 있게 한 식용유 정제기, 각종 천연과일을 첨가해 냄새를 없앤 건강식품 청국장 잼, 숯으로 만든 고기불판 등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문제는 여성들이 이런 생활 속 아이디어로 지식재산권을 획득해 그 권리를 누리기에는 아직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다는 점이다. 특허 출원이나 심사, 등록, 거래화, 사업화 등에서 여성의 아이디어를 여성의 시각에서 적극적으로 바라봐 줄 수 있는 정책과 사회적 지원이 필요하다.

세계인구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들의 잠재력과 창의력이 발명을 통해 구현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그래야 여성들이 새로운 경제력을 만들어 내고 또 세계를 놀라게 할 발명과 특허제품을 생산해 우리나라가 세계 속의 일등 국가가 될 수 있다.



한미영 한국여성발명협회장 태양금속공업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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