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근차근 묻고 듣고 보고 만져보면서 조금만 유심히 관찰하면 병을 조기에 발견할 수도 있다. 중점적으로 살펴볼 질병에 대해 알아본다.
부모님이 치매에 걸리면 가족 모두가 큰 희생을 치르기 마련이다. 무엇보다 치매 초기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사실을 미리 알아채는 게 중요하다. 증상이 가벼울 때는 약물치료로 병이 더 이상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 평상시대로 부모님과 대화를 하면서 기억력을 면밀히 체크하는 게 중요하다.
과거와 비교했을 때 운동능력이 얼마나 떨어지는 지도 살펴야한다. 치매 초기, 승용차를 타고 내릴 때 동작이 느리거나 종종걸음을 걷는 경우가 많다. 또 간단한 계산을 못하거나 판단력이 떨어지고 발음이 불분명한 현상도 보인다. 외출 후 집을 찾아오지 못한 적이 있다면 치매 조기 증상을 의심해 보고 의사와 상담을 해보는 것이 좋다.
◆청력
노화가 진행되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은 바로 난청과 시력저하다. 대체적으로 50세를 넘기면서 청력은 조금씩 떨어진다. 특히 노인성 난청은 청력장애의 주된 원인이므로 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치료가 필요하다. 대화를 할 때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자주 되묻는다든지, 전화사용에 어려움이 없는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 노인성 난청은 약물 치료도 가능하며, 약물이나 수술로 회복이 안 되면 보청기를 사용해 청력장애를 어느 정도는 극복할 수 있다.
나이가 들면서 일반적으로 백내장이나 녹내장 같은 안과질환이 쉽게 생기고 이에 따라 시력도 떨어진다. 집에서 간단하게 달력이나 시계를 이용해 모의 시력 검사를 해보는 게 좋다. 눈 충혈이 잘 되고 쉬이 침침해지는지 보고 사물이 뿌옇게 보이는지 물어야 한다. 평소 당뇨병이 있다면 당뇨성 실명의 위험이 있으므로 안과 검진을 받게 해 드린다.
◆퇴행성 관절염
노인들에게 심장질환 다음으로 흔한 병이 퇴행성 관절염이다. 나이가 들면서 연골이 닳아 관절 간격이 좁아지고 붓는 것. 일어나고 앉을 때, 계단을 오르내릴 때 불편함이 없는지, 바닥의 동전을 잘 잡는지 등 묻고 확인해 보는 방법이 있다. 퇴행성 관절염이 오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부모님께 관절연골에 무리를 주지 않는 수영이나 실내 자전거 타기 등을 권하는 게 좋다. 운동이나 약물치료에도 걷기조차 불편할 정도로 아프고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땐 관절 수술을 고려해봐야 한다.
◆혈색과 체중 변화
부모님의 건강을 체크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혈색과 체중을 확인하는 것이다. 혈색이 노란빛을 띠면 위나 간 등 소화기 기관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소화를 돕는 담즙이 제대로 분비되지 못해 혈색이 변할 수 있기 때문. 따라서 식사를 제 때 하시는지, 몸이 나른하지 않는지, 구역질이나 구토와 같은 증상이 있는지 부모님께 물어야 한다.
체중이 급격히 줄었는지도 봐야 한다. 체중 감소는 병이 보내는 신호일 수 있기 때문. 당뇨나 갑상선 기능 항진증, 소화기 장애 등으로 인해 체중이 줄 수 있으니 지난 명절 때 몸무게보다 얼마나 줄었는지 살펴보자. 특히 몸무게가 예전보다 10%이상 줄어드는 등 현저한 변화가 있을 경우 때에 따라서는 암 등의 중병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으니 정밀진단을 받아보는 게 좋다.
◆기침소리
가을로 넘어가면서 일교차와 건조한 날씨 때문에 감기에 걸려 기침을 하기 쉽다. 하지만 일반적인 기침소리와 다르거나 만성적으로 기침을 하는지 주의 깊게 들어야 한다. 천식, 폐결핵 등으로 인해 기침을 할 수 있기 때문. 부모님의 기침소리로 단순 감기인지 중병인지 판단하는 게 중요하다.
또 기침과 함께 객혈을 할 땐 그 원인을 찾는 게 급선무다. 흡연으로 인한 만성기관지염, 폐결핵, 기관지 확장증, 폐암 등 기침을 유발하는 질병은 다양하다. 기침을 할 때 호흡곤란이 오는지 유심히 살펴볼 필요도 있다. 호흡곤란은 단순 감기로는 일어나지 않고 천식이나 폐렴 등으로 유발된다.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기침과 달리 숨 쉴 때 쌕쌕거리는 소리가 나면 만성폐쇄성폐질환이 의심되니 숨소리도 잘 들어봐야 한다.
◆뇌졸중
뇌졸중의 주원인은 동맥경화. 뇌졸중은 아무런 증상 없이 수년 동안 서서히 진행되다 갑자기 증상이 나타난다. 갑자기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발음이 어눌해지고 한쪽 얼굴이 저리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뇌졸중 직전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증세에 따라 언어장애, 반신불수 등 심각한 후유증을 몰고 올 수 있어 주의해야 하며, 발생위험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강경훈 기자 kw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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