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1. 바쁜 업무 때문에 올 여름 휴가를 제대로 쓰지 못한 박성배(34세·금융업) 씨는 이번 추석 연휴에 평소 가보고 싶었던 유럽으로 떠날 계획이다. 남은 휴가에 추석 연휴까지 붙여 모처럼 업무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긴 휴식을 통해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랜다는 심산이다.


#2. 아직 미혼인 이수진(33세·쇼핑몰 운영) 씨는 추석 연휴가 그리 반갑지 않다. 가족, 친지들이 다 모인 자리에서 한마디씩 듣는 덕담 겸 걱정은 큰 부담이다. 그래서 이 씨는 긴 추석 연휴 기간을 이용해 아예 맞선을 보기로 했다. 추석 연휴에 고향에 내려가 친척들에게 스트레스를 받기보다 이 기간을 이성을 만날 수 있는 기회로 삼는 것이 더 현명하다는 생각에서다.

민족 고유의 명절인 추석의 풍속도가 바뀌고 있다. 오랜만의 고향 방문을 통해 가족, 친지들과 만나는 전통적인 의미에서 최근에는 실속을 내세워 해외여행을 즐기거나 호텔 패키지를 통해 가족과 즐거운 한때를 보내기도 하고 맞선, 성형 등 자신을 위한 시간으로 알차게 사용하려는 새로운 추석 풍속도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샌드위치 추석 연휴로 월차와 연차를 이용하면 최장 9일까지 쉴 수 있기 때문에 일찌감치 좀 더 색다른 스케줄을 계획한 사람들이 대폭 늘었다.


여행업계, 사상 최대 호황에 '즐거운 비명' = 여행업계는 사상 최대 호황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올해 추석 해외 여행객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2007년 때보다 40%P 정도 많은 여행객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특히 긴 추석 연휴에 따라 가까운 동남아보다 유럽 여행을 계획한 이들이 대폭 늘어 유럽 여행상품은 이미 여름 전에 마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예년에는 추석 연휴 한 달 전까지도 여행상품 예약이 가능했는데 올해는 여름 전에 이미 마감이 됐다"면서 "남아 있는 항공 좌석이 있었다면 지금이라도 더 판매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여행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최대 호황이었던 2007년에도 유럽이 전체 추석 여행상품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였는데 올해는 8%로 늘었다"면서 "특히 원래 9월은 여행업계의 비수기인데 이번 추석 대목으로 여행업계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추석 명절, 호텔도 즐겁다 = 국내 특급호텔들도 길어진 추석 연휴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가장 비수기로 알려진 명절 기간에 호텔의 추석 패키지 수요가 대폭 늘어 흐뭇한 미소를 띄우고 있다.


실제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서울은 16일 현재 추석 연휴기간 예약율이 80%에 달했다. 추석패키지 수요는 지난해에 비해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이 200%,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서울은 250% 증가했다.


르네상스 서울 호텔의 추석 패키지는 작년 추석에 비해 예약률이 15배 증가했다. 이곳은 올해 싱글, 커플, 가족 등을 겨냥, 각각의 대상에 꼭 맞는 실속 있는 상품으로 엮은 추석 패키지를 선보였는데 특히 가족 고객을 위한 '한가위 패밀리' 패키지가 예약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신라호텔의 추석패키지 판매는 지난해보다 180%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라호텔은 새롭게 시작한 와이너리 투어 이벤트가 고객의 인기를 모은 것으로 분석했다.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의 경우 추석 패키지 예약률이 지난해보다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이며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은 1박보다는 2, 3박 연박 예약을 하는 고객이 지난해보다 약 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컨티넨탈 호텔 수익분석팀의 이영기 팀장은 "연휴기간 동안 해외여행과 레저뿐만이 아니라 도심 속 휴가를 즐기려는 수요도 함께 증가해 지난해에 비해 패키지에 대한 수요도 함께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올 추석에 싱글 딱지 뗄까? = 긴 연휴를 만남의 장으로 삼으려는 미혼남녀들도 늘고 있다.


결혼정보회사 가연에 따르면 추석 연휴기간을 맞아 그 동안 시간이 없어 진지한 만남을 갖지 못했던 미혼남녀의 맞선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가연이 추석 전후에 준비한 주말 미팅의 경우 최근 3개월 주말에 비해 토요일은 14% 늘었으며 일요일은 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현재 미팅 스케줄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귀띔이다.


가연 관계자는 "이는 긴 연휴와 가족 친지들이 모인다는 명절의 특수 상황으로 얼른 결혼 상대자를 만나기 원하는 심리의 작용으로 보인다"면서 "보통 '명절은 가족과 함께'라는 부제가 붙는데 맞선 건수가 증가한다는 사실에 업계 전체가 고무되고 있다"고 말했다.


결혼정보회사 선우 Couple.net은 아예 추석 연휴기간을 미혼남녀 맞선기간으로 선포했다. 이 회사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추석 연휴기간인 21일부터 24일까지 4차례의 미팅이벤트를 진행하기로 했는데 미혼남녀들의 폭발적인 반응에 깜짝 놀랐다는 후문이다.


선우 관계자는 "한 모임당 남녀 통틀어 20~30명만을 받는데 그보다 몇 배 많은 신청자들이 몰려 전화기에서 불이 날 지경이었다"면서 "처음 시작한 행사라 조심스러웠는데 이렇게 외로운 사람이 많은 줄 몰랐다"고 놀라워했다.


이번 연휴 동안 아무도 모르게 예뻐질까? = 피부 및 성형외과도 추석 특수를 맞아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특히 자기관리에 적극적인 20~30대의 직장인 여성들의 예약이 대폭 늘어 이미 더 이상 예약환자를 받기 어려울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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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성형외과에 따르면 연휴가 시작되는 17~20일에는 수술 예약환자가 평소 주말보다 4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7~19일에 수술환자가 가장 많으며, 예약환자 중 20~30대의 직장인 여성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이들은 쌍꺼풀 성형이나 코성형, 그리고 효과가 바로 나타나는 보톡스나 '미세 자가지방이식' 등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추석에는 연휴가 짧아 명절 특수라는 것이 사실 미미했었는데, 올해에는 휴가가 길어지면서 예년과는 확연히 다른 현상을 보인다는 분석이다.


그랜드 성형외과 관계자는 "평소 며칠씩 시간을 내기 어려워 선뜻 수술을 결심하지 못한 많은 직장인 여성들이 이번 추석에 연차나 월차를 이용해 본인의 외모 콤플렉스를 교정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또 최근에는 결혼적령기가 늦춰지고 여성의 사회진출이 증가함에 따라 실제 나이보다 어려보이고 싶어 하는 여성들이 많이 늘어 외모개선의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성형수술을 선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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