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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줄기에 휩쓸려 내려가는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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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염환자 체온유지 먼저
-세로토닌 분비 줄어 우울증
-무좀균 왕성 물기제거 필수


[아시아경제 강경훈 기자] 때는 9월 중순으로 접어들고 있지만 '화창한 가을 하늘 아래 노랗게 익어가는 논'은 아직 먼 이야기다. 지난 주말에도 전국에 호우경보와 주의보가 내려지기도 했다. 이른바 늦마(늦은 장마)라 할 만하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8월 한 달 동안 서울에서 비가 안 온 날은 6일밖에 없었다. 9월 들어서도 14일 현재 마른 날은 닷새에 불과하다. 이렇듯 계절이 계절답지 않은데 기온은 환절기로 접어들고 있으니, 몸 여기저기에서 '나 상태 별로다'라는 신호가 나온다.
◆비가 오려나…관절염 '족집게 도사'

퇴행성관절염이든 류마티스 관절염이든 관절염은 날씨가 나빠지면 심해지는 대표적 기상병이다. 날씨가 흐리면 대기압이 낮아지며 관절 안 압력은 상대적으로 높아져 평형상태가 깨지게 된다. 이렇게 되면 관절 사이에 윤활유를 만들어 내는 막인 활막액이 자극을 받아 통증이 심해지게 된다.

또 습기가 많아지면 관절액으로부터 연골이 영양분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게 되고, 몸속 수분 순환도 잘 되지 않아 관절이 쉽게 붓게 된다. 이렇게 관절이 붓고 통증이 심해지는 것은 류마티스 관절염, 퇴행성관절염뿐 아니라 섬유조직염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백용현 경희의대 교수(동서신의학병원 관절류마티스센터)는 "기후는 관절염을 악화시키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관절염 관리 포인트는 관절의 항상성 유지와 꾸준한 운동이다. 잘 유지한다고 해도 증상이 조금만 심해지면 연골을 파괴하는 악순환이 시작된다. 특히 요즘처럼 밤낮 기온차가 벌어지기 시작하는 환절기는 무릎 관절이 항상성을 유지하기 힘들어진다. 낮에는 어느 정도 견딜 수 있지만 기온이 내려가는 저녁 이후엔 관절이 점차 굳게 된다. 이런 상태에서 아침에 갑자기 일어나면 관절이 손상되기 쉽다.

백 교수는 "관절염 환자는 자기 전 40~42도 물에 몸을 담그고 관절 운동으로 몸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며 "잘 때에도 이불을 덥거나 긴 옷을 입어 온도를 보전해 줘야 한다"고 충고했다.

◆빗소리 들으며 울적함 달랜다고?

비오는 날씨가 이어지면 자연스레 바깥 활동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또 낮게 깔린 먹구름, 어두컴컴한 날씨는 사람들을 괜히 우울하게 만든다. 비오는 날 우울하다고 느끼는 것은 단순히 비 때문만은 아니다.

권길영 을지의대 교수(을지병원 가정의학과)는 "일조량이 적고 저기압 상태일 때는 행복호르몬인 '세로토닌'의 분비가 적어지고, 수면 유도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가 늘어나 자연스레 나른하고 졸리고 우울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일조량이 줄어드는 가을이나 겨울에 우울증 환자가 많이 생기는 것과 같은 이치라는 것이다.

두통을 호소하는 환자도 늘어나게 된다. 실제로 동유럽 폴란드 여행 정보지에는 '기압이 낮아 편두통이 생길 수 있다'는 내용이 있을 정도다. 동유럽은 대표적인 저기압 지역이다. 비가 오는 날엔 대기 중 양이온이 늘어나며 세로토닌 분비에 영향을 줘 두통이 생길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무좀균의 행복한 비명

세상에서 가장 끈질긴 생명체 중 하나가 바로 무좀균이다. 특히 비가 계속되는 날 신발 틈새로 시나브로 들어오는 습기는 무좀균에게 최적의 번식 장소를 제공한다.

따라서 평소 무좀이 있는 사람뿐 아니라 물론 아직 무좀에 걸리지 않은 사람들이라 해도 신발 속 물기 제거에 신경을 써야 한다. 외출 후 돌아와서는 발을 씻고 헤어드라이어로 발가락 사이를 잘 말려준다.

잦은 비 때문에 젖기 쉬운 구두도 최소한 2~3개 번갈아가면서 신는 것이 좋고, 집에 와서는 신문지 뭉치를 구두 속에 넣은 후 환기가 잘 되며 직사광선이 들지 않는 곳에 보관해야 한다. 이 때 분말형 무좀약을 신발에 뿌려주면 더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신발장에 보관하는 것은 오히려 통풍에 방해를 받기 쉽다.

무좀은 치료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한두 번 약을 바른다고 완전히 없어지지 않는다. 무좀치료에 민간요법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이다. 무좀균을 없애기 위해 빙초산 등을 사용하는 사람도 있는데 강한 산성으로 화상을 입거나 상처부위에 2차 감염이 생길 수 있으므로 권할 만한 방법은 아니다.

도움말: 경희한의대 침구과 백용현 교수, 연세의대 가정의학과 강희철 교수, 을지의대 가정의학과 권길영 교수



강경훈 기자 kw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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