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이스 BMW 구매 담당 사장 "SB리모티브와 배터리 공급 체결"
2013년 양산되는 전기차에 공급.."한국 부품업체 경쟁력 매우 높아"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독일 BMW가 자동차 부품 협력 파트너로 한국을 선택하고 있다. 한국타이어, 만도에 이어 최근 2차 전지 제조업체인 SB리모티브를 새로운 전략 파트너로 끌어들였다.
헤르베르트 디이스(Herbert Diess) BMW 구매 및 협력업체 개발 담당 총괄 사장은 3일 호텔W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날 오후에 SB리모티브와 공급계약을 맺었다"면서 "2013년부터 양산되는 전기차에 셀이 공급될 것"이라고 밝혔다.
디이스 사장은 그러나 구체적인 계약 규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높은 수준의 규모 있는 계약"이라는 말로 대신했다.
그는 "리튬이온 배터리에 관해서는 한국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다"면서 "SB리모티브는 고품질 제품의 양산이 가능하고 삼성과 보쉬의 합작이라는 점에서도 상당히 믿음이 가는 회사"라고 소개했다.
디이스 사장은 간담회 내내 한국 부품업체들의 기술력과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미 12개 한국 업체와 계약을 체결했으며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언급했다. 현대모비스, 만도 등 대기업 뿐 아니라 경쟁력 있는 중견기업도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BMW는 만도와 캘리퍼 브레이크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는데, 이와는 별도로 미니 후속인 전륜구동 차량에 만도 부품을 공급받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그는 "현재 R&D에서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이스 사장은 "앞으로 20년간의 변화는 지난 100년의 변화 보다도 클 것이며 한국은 핵심적인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면서 한국 부품기업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국 부품업체들의 매력에 대해 그는 "한국 고객들의 자동차에 대한 인식이 매우 높아졌고, 한국 완성차 업체들의 경쟁력도 좋아졌다"면서 "자연히 부품 경쟁력도 세졌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한국타이어 사례를 설명했다. 그는 한국타이어를 알게 된 계기에 대해 "우연히 독일에서 실시됐던 타이어 비교 테스트 결과를 보고 나서였다"고 말했다. 이어 "미쉐린, 파이어스톰 보다도 결과가 좋아 깜짝 놀랐다. 같은 팀 사람들을 불러 '이런 업체라면 관심을 가져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디이스 사장은 BMW와 한국 부품업체들 모두 윈윈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부품업체 입장에서는 BMW 로고를 달 수 있어 브랜드 상승 효과를 갖게 되며, BMW는 경쟁력 있는 부품을 공급받아 궁극적으로 자동차의 원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BMW 구매 절차는 결코 쉽지 않다. 엔지니어들이 공정 뿐 아니라 물류 등에서 엄격한 실사를 진행한다"는 점은 거론하면서 "약 3년에 걸친 체계적인 시험 절차를 통해야 비로소 공급 자격이 주어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같은 점 때문에 BMW 로고를 사용하는 부품업체들은 어디서나 자신있게 부품을 판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우디, 벤츠 등 경쟁사에도 같은 부품이 공급되는 점에 대해 디이스 사장은 범용 제품이라면 전혀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일본 도요타, 혼다, 닛산 등은 부품별로 각각 협력업체와 독점계약을 맺는다"면서 "이는 기술혁신에 별로 도움이 못된다"고 언급했다.
유럽의 경우 한 부품업체가 경쟁사에도 공급하는 만큼 변화와 혁신이 빠르게 진행돼 상생효과가 확실하다는 것이다. 경쟁사 공급은 또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디이스 사장은 "BMW 전체 생산대수를 놓고 보면 우리 회사는 연산 130만~140만대 정도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다"면서 "우리 협력사가 경쟁 업체에 같은 부품을 공급한다면 낮은 가격에 부품을 구매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BMW가 전기자동차 미니를 선보인 것과 관련해 디이스 사장은 "하이브리드를 거쳐 전기차까지 내다보고 있는데 앞으로 자동차에서 전기관련 장치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기차의 성공 잠재력을 믿는다"면서 "혼잡한 도심 지역에서 출퇴근 용도로 쓰이는데, 미니E가 미니의 성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친환경성도 높이는데 앞장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현재 내연기관 자동차처럼 주행거리가 나오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수소차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였다. 그는 "전기차와 함께 수소차도 연구 대상이다"면서 "제반적인 인프라가 갖춰지면 유용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 완성차의 평가를 묻는 질문에 디이스 사장은 "제네시스, 에쿠스 등을 타봤는데, 매우 좋은 체험이었다"고 운을 뗀 후 "독일의 까다로운 평가를 잘 받은 것으로 안다. 앞으로 좋은 성적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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