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성장의 과실을 독점한 대기업이 상응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논쟁의 출발점이다. 이에 맞서 시장원리를 거슬리는 포퓰리즘적 대기업 때리기라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논란에 불을 붙인 사람은 이명박 대통령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주 미소금융 현장을 찾았을 때 "대기업은 몇 천억원 이익 났다고 하는데 없는 사람들은 죽겠다고 한다. 대기업도 사회적 책임을 느껴야 한다"면서 포문을 열었다. 이어 청와대 수석회의에서는 "대기업의 현금 보유량이 많은데 투자를 안 하니 서민이 더 힘들다"면서 톤을 한 단계 높였다. 어제 국무회의에서도 다시 '대기업의 책임'을 강조했다.
'비즈니스 프랜들리'를 선언하고 출범한 정권이 맞는가 싶게 요즘 이 대통령의 대기업 발언에는 날이 서 있다. 정운찬 총리와 경제관료들까지 이 같은 공세에 가세하고 있다. 대기업 실적주의에 대한 병폐를 지적하는가하면 개별 기업의 이름까지 거론하면서 도마에 올렸다.
대기업은 곤혹스런 표정이 역력하다. 대기업이 수출을 주도하며 금융위기 탈출에 주도적 역할을 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시장경제체제에서 정부가 민간기업의 경영에 관여하는 것은 물론 바람직하지 않다. 이익을 많이 낸 것이 허물이 될 수는 없다. 그런데 왜 이 시점에서 대기업 행태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양극화, 쏠림의 심화가 문제의 출발점이다. 우리 대기업이 사상 최고의 실적을 올리고, 세계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는 소식은 반갑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랑스러운 일이다. 문제는 그 이후다. 그래서? 그런데? 우리는? 협력업체나 소비자들이 '그들만의 잔치'라는 것을 알아차렸을 때 박탈감은 커지기 마련이다.
감정을 앞세워 대기업을 압박하는 식의 포퓰리즘은 당연히 경계해야 한다. 하지만 불거진 대기업 문제를 풀어갈 열쇠의 상당 부분은 대기업이 쥐고 있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예컨대 최근 주요 대기업의 임금단체협상 결과를 보면 기본급 외에 수백%의 격려금ㆍ성과급과 주식 등으로 많게는 1인당 2000여만원씩 지급했다고 한다. 회사별로 수천억원에 이르는 규모다. (본지 27일자 1면) 돈 잔치로 파업을 막은 셈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5년간 주요 대기업의 매출은 35%나 늘었으나 일자리는 오히려 줄었다는 기사도 나왔다.
빌 게이츠나 워런 버핏처럼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는 대기업 오너를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 법과 규정도 중요하고 시장경제 원칙도 지켜져야 한다. 하지만 명심할 것이 있다. 소비자의 마음에서 멀어진 기업, 국민의 눈 밖에 난 기업은 존립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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