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국가재정이 몸살을 앓고 있다. 2008년 하반기 세계경제를 강타한 미국발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로 세입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주요20개국(G20)의 국제공조하에 확장적 재정정책을 추진한 결과다. 각국 정부들이 재정건전성 회복을 최우선 정책과제로 내세우고 있지만 선진국들의 경우 재정적자 해소 및 국가채무 축소에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G20 선진국 평균 재정적자 규모가 2007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1.9%에서 2009년 9.7%로 8%포인트나 커졌는데, 2014년에도 5.3%에 달할 전망이다. 정부 부채도 7년간 무려 GDP 대비 40%나 증가해 위기 발생 이전의 1.5배에 달할 전망이다.


이에 각국 정부는 재정적자 축소 조치들을 단행하고 있다.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남유럽 국가들의 경우 복지지출 억제, 공무원 임금동결 등 과감한 세출 구조조정과 더불어 세입기반 확충도 병행하고 있다. 독일, 프랑스, 영국, 미국도 입법을 통한 재정건전화 계획 수립 또는 균형재정 달성 의무화, 법정지출 및 감세에 대한 페이고(PAY-GOㆍpay as you go) 원칙 부활 등 재정규율을 강화시켰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들 선진국에 비해서는 재정상태가 양호한 편이지만 2009년 결산기준 재정적자 규모가 GDP 대비 4.1%에 달해 통계작성이 시작된 1988년 이래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8년(5.1%) 한 해를 제외하고는 가장 컸다. 지난해 33.8%의 국가채무비율도 통계작성이 시작된 1997년 이래 가장 높았다.


지난해 우리정부도 2010년 예산안에서 총지출을 10조원 축소하는 등 약 19조원, 국회의 예산안 의결과정에서 세입을 3조원 증가시키는 등 총 22조원(GDP 대비 2.3%)이나 2009년 추경 대비 재정수지를 개선시켰다. 또한 정부는 앞으로 총지출 증가율을 총수입 증가율(5.6%)보다 낮은 4.2%로 유지해 2013~2014년에 재정수지 균형을 달성할 계획이다.

그런데 지난주 발표된 각 부처의 2011년 지출 요구 규모를 합산해 보면 금년 예산보다 6.9%나 증가했다. 정부목표치 4.7%보다 훨씬 높다. 예산심의 과정에서 모든 사업을 제로 베이스에서 전면 재검토해 세출 구조조정에 만전을 기하고, 선택과 집중의 원칙하에 부족한 재원을 전략적으로 배분하는 등 중기재정계획의 재정총량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예비타당성 조사, 총사업비 관리, 재정사업 성과평가, 신규사업 재원조달 검증 등의 개별사업에 대한 재정관리를 강화하는 동시에 경제ㆍ사회여건 변화 및 다양한 재정위험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장기 재정전망 및 재정위험 관리도 필요하다. 급속한 인구고령화의 진행에 따라 건강보험 등 앞으로 의료비 지출, 연금지출 등 복지지출에 대한 재정소요가 급증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고용주인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은 이미 적자가 현재화돼 부족분을 매년 국가재정으로 충당하고 있고, 건강보험도 대규모 적자를 보일 전망이다. 한국조세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복지제도를 유지한다 하더라도 2050년 국가채무 규모가 GDP 대비 116%에 달할 전망이다. 남유럽 재정위기를 거울삼아 복지지출 증가세를 국민경제가 감당할 수 있는 적절한 수준으로 조절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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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최근 일부 공기업의 부채가 급속히 증가하는 추세에 있으며, 임대형 민자사업(BTL) 임대료 및 수익형 민자사업(BTO)의 최소 운영수입 보장에 따른 재정부담도 무시할 수 없는 규모다. 나아가 불확실한 정치적 요인에 따라 달라지므로 정확히 추계할 수는 없겠으나 남북통일에 따른 막대한 재정부담도 예상된다.


박형수 한국조세연구원 재정분석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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