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중국 은행권의 신규 대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실상은 이와 다르다는 주장이 나왔다. 은행권이 정부의 규제를 피해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대출을 일삼고 있어 잠재 부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는 것.
14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중국 은행권의 신규 대출이 큰 폭으로 줄어들었지만 실제 대출 규모가 지표에 모두 반영되지 않은 결과라고 지적했다. 은행권이 실제로는 부동산을 포함해 상당 규모의 신규 대출을 집행하고 있으나 장부에 반영되지 않는 부외거래 수법을 동원, 정부의 눈을 피했다는 주장이다.
최근 중국의 집값이 꺾이기 시작한 가운데 대출금 상환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은행권의 잠재 부실도 그만큼 커진다. 중국의 고성장이 국영은행의 공격적인 대출을 통한 인프라 및 부동산 투자에 크게 의존한 만큼 부실 여신은 경제 전반에 상당한 충격을 가할 수 있다.
피치의 찰렌 추 금융기관등급팀 이사는 "대출 규모와 그 배경을 숨기고자 하는 중국은행들의 복잡한 거래가 늘어나고 있다"며 "대다수 은행들이 감독당국의 자본확충 요구 및 대손충당 부담을 피하기 위해 비밀스럽게 대차대조표에서 부실대출을 삭제하는 부외거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금융당국이 올해 상반기 은행 대출규모를 1900억달러(약 229억원) 가량 축소해서 발표했다고 진단했다. 지난 11일 중국 중앙은행은 상반기 신규대출이 4조6300억위안(약 824억원), 6월 6034억위안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는 은행들이 정부의 규제를 피해 대출을 늘리는 과정에 민영 신탁회사가 가담했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은행이 신탁사에 5000만달러의 대출 채권을 매각하고 현금을 받으면, 신탁사는 대출채권을 구조화 상품으로 가공, 은행 창구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다는 얘기다.
찰렌 추 이사는 "이러한 방식으로 은행의 신규대출이 지방정부의 프로젝트와 부실 부동산으로 흘러 들어갔고 이를 회수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며 "표면적으로는 올해 상반기 은행의 대출이 억제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안으로는 공격적인 대출이 이뤄지고 있으며, 이는 은행의 부실 대출 위험성을 키울 뿐"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엉성한 단속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은행감독관리위원회(CBRC)가 여러차례 대출 규모를 축소하기 위한 은행과 신탁사의 은밀한 거래를 멈추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뚜렷한 효과를 낼 수 있는 실질적 단속이 단행되지 않고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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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중국 은행들의 편법 대출이 우려를 낳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대형 은행들의 IPO는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중국농업은행 상장을 마지막으로 지난 5년간 중국의 4대 국영은행들은 증시에 입성하면서 각각 수백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편법 대출이 지속되며 은행들의 재무 상태가 악화되면 주식 투자자들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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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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