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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진 부강샘스 대표 "틈새시장 개척해 위기 극복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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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국내에 유통되는 MP3플레이어 대부분을 주문자상표부착(OEM)으로 생산하던 우량 중소기업 '부강샘스'. 6년 전인 2004년, 최대 위기를 맞는다. 하루가 다르게 주문량이 줄었고, 대규모 투자를 감행한 생산시설은 부채로 돌아왔다. 이성진 부강샘스 대표는 잠을 이룰 수 없었다.

그를 이 지경으로 만든 것은 다름 아닌 '아이팟'이다. 2002년 첫 선을 보인 이 '해괴한' 물건이 돌풍을 일으키며 부강샘스는 설 곳을 잃었다. 그렇게 '호시절'은 가는 듯 했다.
절치부심하던 그는 지인에게서 귀가 번쩍 뜨이는 소리를 듣는다. "아토피 질환이 해마다 20%씩 증가하는데 공기오염, 식생활, 집먼지ㆍ진드기가 문제"라는 말이었다. 집먼지ㆍ진드기에 주목했다. 이들을 없애려면 침구를 깨끗이 관리해야 했다. 그러나 당시 침구용 청소기는 전 세계 어디를 뒤져봐도 마땅한 것이 없었다.

머뭇거릴 이유가 없었다. 기회는 왔을 때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대표는 건강가전사업부를 출범시키고 개발에 착수했다.

"시작은 했지만 쉽지는 않았죠. 샘플 제작에만 300여개 부품이 필요했는데, 관련 업체들의 반응은 냉담했어요." 샘플제작 업체들이 주로 대기업을 상대로 납품하다보니 중소기업의 소량 납품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새로 진출하는 업종이다 보니, 첫 대면에 저희 사정을 봐줄 리가 없죠. 하지만 방법이 없었습니다. 찾아가고 또 찾아갔습니다."

이렇게 우여곡절 끝에 완성한 제품이 세계 최초의 침구용 살균청소기 '레이캅'이다. 제품 성능에 자신 있었던 이 대표는 레이캅을 들고 해외로 날아간다.

"전혀 듣도 보도 못한 제품을 가져가니 잘 만나주지 않더군요. 이메일에 답장이 없는 것은 예사였습니다. 담당자 통화가 안되면 될 때까지 전화를 걸었죠. 담당자 얼굴을 직접 보려면 최소 2박3일 대기는 감수해야 했습니다."

레이캅의 성능을 입증하기 위해 영국 알러지협회에서 인증을 시도했지만 협회는 인증을 거부했다. 침구용 살균청소기란 개념이 생소했기 때문이다. 협회 앞에서 기약 없는 기다림을 이어갔고 마침내 검증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과정은 험난했지만 열매는 달콤했다. 영국 알러지협회 인증을 받은 덕에 영국내 판매처를 확보할 수 있었다. 이어 다른 국가에서도 하나 둘 수출계약이 체결됐다. 올 초에는 홍콩 최대의 가전판매점인 '브로드웨이'에 납품을 시작했다. 부강샘스는 지난해 전체 매출 700억원 중 레이캅으로만 100억원을 벌어 들였다. 제품 출시 4년 만에 거둔 결실이다.

레이캅은 지난해 영국 인디펜던트지가 선정한 '세계 10대 청소기 브랜드'에 선정됐다. 현재 수출국은 21개국에 이른다. 그래도 이 대표는 여전히 해외 진출에 배고프다. 중소기업의 미래는 수출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요즘도 한 달의 절반은 해외에서 보낸다"며 "올 하반기에는 25개국으로 수출국을 늘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부강샘스는 1978년 전자부품ㆍ자동차부품 OEM 전문업체로 출발했다. 주요 생산품은 자동차 와이퍼, MP3플레이어, 모니터 등이다. 2005년 자체브랜드 '레이캅'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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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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