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승국 기자] 국민들에게 너무나 큰 충격을 안겨 준 천안함 침몰 사건이 국제사회의 이슈가 되면서 외교부가 상당히 분주해졌습니다.
천안함 사건이 유엔 안보리에 회부된 이후에는 장ㆍ차관 등 고위급 인사들이 국제사회의 협조를 이끌어 내기 위해 자주 해외로 나가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일부 고위 당국자는 전화 통화도 어려울 만큼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외교부가 열심히 하는 만큼 결과가 뒤따르지 않아 안타깝습니다.
특히 안보리에서의 대북 제재 과정에서 가장 걸림돌이 되고 있는 중국의 마음을 돌리기가 참으로 어렵습니다.
5월말 두 차례 걸친 정상회담은 물론 최근 천영우 2차관이 또 한번 중국을 방문했지만 중국은 요지부동입니다.
무거운 발걸음으로 귀국하며 "협의할 부분이 남아 있다"고 말한 천 차관의 모습은 애처롭기까지 했습니다.
러시아 역시 외교부가 설득해야 할 또 하나의 '산'입니다.
우리 정부는 러시아에서 조사 결과를 검증하기 위한 대표단을 파견한다는 소식에 상당히 기대를 걸었습니다.
드디어 러시아가 마음을 연다고 생각한 것이죠.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정부의 기대는 단지 기대에 불과했다는 분위기가 역력합니다.
조사 결과에 대한 의문을 가진 러시아는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의 미묘한 입장 변화는 배신감마저 느끼게 합니다.
그렇게 적극적인 지지 입장을 표명하며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요즘 '묵언수행' 중인 듯 합니다.
대신 로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이 전면에 나섰지만 발언 수위가 클린턴 장관과는 많은 차이를 보였습니다.
실제로 게이츠 장관은 최근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천안함 사건에 따른 외교적 대북제재 노력이 거의 효과를 내지 못할 수 있다.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가 북한 제재를 위해 군사력을 사용할 의향이 없다면 외교적 노력만으로는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며 의지가 한 풀 꺽인 듯한 말을 했습니다.
외교부는 이런 형국이 답답할 수밖에 없겠죠.
그런데 답답한 건 국민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적극적이다 소극적으로 돌아선 듯한 미국, 여전히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
외교부는 이들 국가와의 협의에 대한 질문에 항상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긴밀히'란 말이 빠지면 문장이 안되는 듯 말이죠.
그러나 그렇게 긴밀히 협의한 결과가 지금 이 상황이라는 것이 참 씁쓸합니다.
아직은 유엔 안보리가 대북 제재 조치를 취하기까지 시간이 좀 남았습니다.
이 시간만이라도 제대로 된 '긴밀함'을 발휘해 우리나라를 무력도발한 북한에 대해 국제사회의 '따끔한 맛'을 보여줄 수 있는 외교력을 발휘해 주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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