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렉서스와 올리브나무’. 퓰리쳐상을 세번이나 수상한 뉴욕타임스의 국제전문기자이자 칼럼니스트인토마스 프리더만이 1999년 지은 이 책은 세계화의 흐름을 명쾌하게 분석해 화제가 됐던 책입니다.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세계화를 얘기할 때면 어김없이 인용되는 책이지요. 이 책의 주인공 ‘렉서스’는 불과 몇 달전까지만 해도 신화였습니다. 방직기 회사로 시작한 도요타를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이자 제조업체로 만든 상징과 같은 존재가 바로 렉서스였습니다.


이 렉서스가 지금 수난을 받고 있습니다. 비록 일본땅에서 태어났지만 가장 먼저 판매됐던 미국시장에서 엄청난 위기에 봉착해 있습니다. (렉서스(Lexus)에 ‘미국에 수출하자(Let export US)’는 뜻이 숨겨져 있다는 얘기의 사실 여부를 떠나 렉서스는 미국에서 먼저 히트를 친 후 일본에는 나중에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가속기 결함에 대한 늑장대응 문제가 불거지면서 대규모 리콜을 결정했지만 사태는 계속 악화만 되어 가고 있습니다.

자동차뿐 아니라 세계 제조업체의 벤치마킹 모델이 하루아침에 세계에서 가장 골치아픈 회사로 전락한 셈인데요. 그 중심에 ‘리콜(recall)’이 있습니다. 리콜이란 제품의 결함을 회사측이 발견하여 생산일련번호를 추적·소환하여 해당부품을 점검·교환·수리해 주는 소비자보호제도로 소환수리제라고도 합니다. 아마 이번 도요타 리콜은 약 54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역사상 최대 리콜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미국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도요타에 대한 미국정부의 반격이다 등의 음모론도 일부 제기되지만 이번 리콜 사태로 도요타의 기세는 당분간 꺾일 수밖에 없을 듯 합니다.


LG전자가 지난 23일 전격적으로 그동안 소비자들의 민원이 이어졌던 드럼세탁기에 대한 리콜을 결정했습니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늑장대응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는 도요타를 반면교사 삼아 빠른 결정을 했다고 환영했습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이날 LG전자 주가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공세에 2.56% 하락하며 장을 마쳤습니다. 기관이 17만5600주, 외국인이 6만7103주를 순매도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LG전자의 이번 리콜 결정이 회사의 펀더멘탈과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합니다. 리콜 비용이 대당 2만원에 총 100만대로 200억원에 달하지만 1분기 예상영업이익만 5000억원으로 추정되는 회사 규모를 감안하면 크지 않다는 것입니다.


LIG투자증권은 전날 급락을 패널가격 하락과 하반기 공급과잉 우려로 인한 LG디스플레이의 실적우려 부각때문으로 해석했습니다. 김갑호 LI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들은 상대적으로 약한 휴대폰 부문에 비해 TV부문이 탄탄한 LG전자를 사들여왔는데 계열사 실적우려가 부각되자 매도세로 전환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현재 LG전자가 휴대폰 부분에서 2중고를 겪으며 횡보하고 있어 리콜이라는 비교적 적은 악재가 주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상승 모멘텀이 없는 상태에서 나온 악재라 그 파장이 더 컸다는 것입니다.


조성은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금 LG전자의 이슈는 휴대폰사업부에 집중해 있다”고 단언했습니다. 주력인 피쳐폰(일반 휴대폰) 부분에서 인기모델이 나오지 않아 공백기인 상황에서 새로운 트렌드인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여전히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을 타개해야 하는 상황이란 설명입니다.


현재 일부에서는 LG전자가 곧 스마트폰도 경쟁자들을 따라잡을 것이라는 낙관론도 있지만 낙관만 하기엔 경쟁상황이 녹록치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이미 스마트폰 분야에서는 선발주자 애플을 비롯해 구글 등 세계 IT의 강자들이 저마다 자리를 잡고 있어 빈틈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조 애널리스트는 “이런 상황에서 피쳐폰이 이익을 내줘야 하는데 그마저 공백을 맞고 있어 2중고에 시달리는 형국”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참고로 조 애널리스트는 LG전자 목표가를 10만1000원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전날 종가가 11만4000원임을 감안할 때 사실상 팔란 얘기지요. 투자의견은 ‘보유(Hold)’입니다.


하지만 KB투자증권을 제외한 다른 증권사들은 대부분 ‘매수’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대신증권은 LED TV가 상반기를 견인하고 하반기에는 휴대폰이 주가를 견인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16만원으로 제시했습니다. 신한금융투자는 TV 르네상스 시대가 시작된다며 목표가 15만5000원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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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필수 기자 phils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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