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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CIC 자금력 앞세워 사모펀드 '호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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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많이 사니까 깎아줘." 상거래에서 일반적으로 통하는 규모의 경제 논리지만 자본시장에서는 예외였다. 투자 규모가 크다는 이유로 운용보수 인하 등의 혜택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 하지만 이같은 논리가 사모펀드를 중심으로 자본시장에 침투하고 있다.

19일 주요 외신은 중국 국부펀드 CIC가 세컨더리 사모펀드(secondary private equity)에 투자하면서 수수료 인하와 운용 노하우 및 시장 정보를 요구하는 등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규모의 경제 논리를 실현했다고 보도했다. CIC를 필두로 이 같은 움직임이 사모펀드 업계 전반에 확산되는 모습이다.
투자자금 3000억달러 규모의 CIC는 골드만삭스와 렉싱톤 파트너스, 판테온 벤처스가 운용하는 세컨더리 사모펀드에 15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세컨더리 사모펀드는 이미 투자가 집행됐거나 약정한 사모펀드 지분을 다른 투자자에게 넘기는 거래를 의미한다.

3개 운용사는 CIC의 자금을 특별계정을 통해 운용하기로 했다. 세컨더리 사모펀드 시장에 15억달러에 이르는 거액이 유입된 것은 이례적인 일로, 업계 파장이 상당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더 주목되는 것은 CIC가 자본력을 앞세워 수수료를 낮추는 한편 운용 전략을 CIC에 이전할 것을 요구한 사실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유동성 위축으로 운용사의 입지가 좁아진 가운데 CIC의 이번 행보는 사모펀드 시장에 규모의 경제 논리를 이식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CIC는 1년에 걸쳐 크레디트스위스(CS)와 패리시 캐피탈 등의 자문을 받아 30개 이상의 세컨더리 사모펀드 매니저와 만나고 이들을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일부는 CIC가 요구하는 특별계정과 강한 자금력을 갖추지 못한 일반 투자자 간의 갈등을 우려해 이를 고사했다는 후문이다.

세컨더리 투자사 가운데 하나인 콜러 캐피탈의 제르미 콜러는 “메인펀드와 별개의 특별계정으로 포트폴리오를 나눌 경우 가격 차별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고, 그 결과 누군가는 손해를 보게 된다”며 “우리는 그 갈등을 해결할 수 있을 만큼 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CIC가 규모의 경제 논리를 내세워 유리한 조건을 요구했을 때 업계 사상 전례가 드문 일을 수용하기가 쉽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사모펀드들이 CIC와 같은 대규모 자본의 요구를 간과할 수만은 없는 현실이다.

이처럼 사모펀드 시장에서 규모의 경제가 통하기 시작한 것은 금융위기로 유입 자본이 고갈되면서 부터다. 리서치 업체 프리킨에 따르면 작년 사모펀드 그룹이 조달한 자금은 2456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60% 급감한 것이며, 5년래 최저 수준이다. 자금에 목마른 사모펀드로서는 대규모 자본 앞에 저자세를 취할 수밖에 없게 된 것.

칼리일 그룹의 창립자 데이비드 루벤스타인은 “대형 연기금이나 국부펀드가 소형 투자자들과 같은 조건을 받아들이는 시대는 끝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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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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