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스턴 어린이 뮤지엄’에 계약직으로 근무하는 한국인 교육담당자로부터 이메일이 왔습니다.

“미국에서 구정을 ‘중국 새해’, Chinese New Year라 부르며 중국과 관련된 많은 행사가 진행되고, 보스턴 어린이 박물관에서도 어린이들이 중국의 전통을 체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개발되어 있습니다. 또한 보스턴 시는 일본 쿄토와 자매 도시를 30여년 전에 맺어, 쿄토의 지원으로 박물관 내에 실제 일본 전통 집이 전시되어 있고, 일본 문화 교육자를 후원해 항상 일본과 관련된 많은 교육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저도 박물관에서 교육자로 일하며 일본과 관련된 프로그램들을 많이 가르쳤습니다.


이렇게 음력 새해는 중국과 일본이 독점하고 있었는데 올해는 한국을 알릴 수 있는 특별 기회를 얻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의 날-한복 체험하기’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 어린이용 한복을 기증 받기 원합니다. 한복의 날을 급하게 만들었지만, 안타깝게도 아직 보스턴 어린이 박물관에는 실제 한복이 한 벌도 없습니다. 박물관 컬렉션에는 한복을 입은 인형들이 있지만 어린이들에게 한복을 직접 입어보는 기회를 만들어보고자 하는 것이 저의 바람입니다.”

외국의 박물관을 다니면서 한국관이 없음을 안타까워했고, 있더라도 대부분 기증받은 물품이라 우리집에 갖고 있는 것보다 못한 경우도 많아서 늘 안타까워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의 고급문화를 해외 박물관을 통해 알릴까 늘 고민해오던 저는 이 편지를 받고는 아는 분들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우리의 옷을 평생 연구하신 교수님은 외국인들에게 자랑할 만한 좋은 한복을 주셨고, 장인이 만든 우리의 연, 놀이기구도 기증받을 수 있었습니다. 정성껏 포장한 다섯 개의 커다란 상자를 행사 준비에 지장 없기 바라며 빠른우편으로 보냈습니다. 물품을 보내고도 걱정이 되었습니다. 한복 입는 법을 모르는 미국 아이들을 도와줄 사람이 충분한지, 질서를 지켜가며 우리 민속놀이들을 잘 할 수 있을지, 작품으로 만든 연을 훼손시키지나 않을지 등 많은 걱정을 했으나 무사히 행사를 마친 보스턴 어린이 박물관 직원으로부터 감사의 메일을 받았습니다.

“2층 열린 공간에서 자원 봉사자들과 우리 직원들이 바쁘게 어린이들에게 한복을 입혀 주고, 놀이를 가르쳐주었습니다. 한복은 옷걸이에 걸어두고 아이들에게 맞는 것을 골라 입혔습니다. 그리고 옆에 있는 거울에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게 하였습니다. 아이들은 다른 나라의 공주와 왕자가 된 것 같다고 했고, 어른들은 사진을 찍느라 바빴습니다. 아주 바쁠 때는 아이들에게 옷을 입혀줄 자원 봉사자들의 손이 모자라 아이들이 줄을 서기도 했습니다.


어떤 아이들은 색이 서로 다른 한복들을 번갈아 입어보기도 했습니다.


한복 입는 옆에서 노리개를 종이로 만드는 작업도 진행을 했습니다.


윷놀이는 미국의 ‘sorry’라는 게임을 많이 닮아 관람객들이 쉽게 배울 수 있었습니다. 게임에서 윷을 공중에 던지는 것을 아이들이 가장 즐겨한 것 같습니다. 팽이는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인기가 많았습니다. 한국 자원봉사자 중에 팽이를 아주 잘 돌리는 친구가 있어서 좋았습니다. 처음에는 잘 안 돌아가는 팽이를 쫓아다니느라 바빴지만 방법을 익힌 후에는 쉽게 할 수 있었습니다.


제기차기는 ‘Hacky Sack’이라는 비슷한 놀이가 있어, 한국에서도 이런 놀이가 있다는 것을 알리고 관객들이 쉽게 해볼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 관심이 많아 일부러 찾아 온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남편의 직장 때문에 곧 한국에 갈 예정인 부부는 한 살짜리 딸에게 한복을 입혀주고 한국을 조금이나마 알게 되어 기쁘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관객들은 한국을 알지 못했고, 이번 기회에 한국이라는 나라와 그 전통을 처음으로 접하게 되었습니다.”


편지와 함께 보내온 사진들을 보면서, 이번 설에 무엇을 하면 좋을까 생각해 봅니다.


고궁에 가서 널뛰기하고, 멍석위에서 윷을 던지고, 팽이치고, 연 날리면 어린 시절 기억 속의 사람들이 다시 곁으로 올까요?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 이래요


곱고 고운 댕기도 내가 드리고


새로 사온 신발도 내가 신어요


우리 언니 저고리 노랑 저고리


우리 동생 저고리 색동 저고리


아버지와 어머니 호사하시고


우리들의 절 받기 좋아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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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금 토포하우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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