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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직칼럼] 경계해야 할 '新3高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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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부터 환율과 유가, 금리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원화 가치가 급등하고 국제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가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시중금리 위주로 상승세가 유지되고 있어 '신3고' 우려를 낳고 있다.

연초 가파르게 내림세를 계속하던 원ㆍ달러 환율은 12일 소폭 상승하며 급락세는 멎었지만 지난해 말보다 무려 40원 넘게 떨어졌다. 특히 11일엔 하루에 10.7원이 폭락해 리먼 브러더스 사태 이전인 2008년9월 이후 1년4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1110원대를 기록했다. 최근 환율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는 것은 일단 달러화 약세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한국 경제 회복 속도가 빠르고 면역력이 강해짐에 따라 역외세력들이 원화를 매집하는 투기적 수요까지 가세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어 시장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정부 외환관계자도 외환역외시장의 투기적 거래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조치를 강구중이라고 밝히는 등 우려를 표시했다.
유가 상승속도도 가팔랐다.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은 1년3개월 만에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했고 서부 텍사스산 원유는 82달러를 넘어섰다. 상승폭이 줄면서 일단 진정세로 돌아서는 모습이나 정부가 올해 평균 유가 전망치를 80달러로 설정한 것을 감안할 때 수출위주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는 우리로서는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국제 유가 상승은 수출경쟁력을 저하시킴은 물론 국내 물가를 자극해 동결됐던 공공요금과 생활물가까지 영향을 미쳐 서민 생활을 더 쪼들리게 할 것으로 보인다.

금리 오름세도 만만찮다. 한국은행은 연 2.0%인 기준금리를 지난해 3월 이후 11개월 연속 동결 유지하고 있지만 시중금리는 이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초 4.05%였던 3년 만기 국채금리는 4.3%까지 올랐으며 2.45%였던 CD금리도 2.85%를 기록하고 있다. CD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가 오르고 대출금리가 오르면 기업과 가계의 이자부담을 커질 수밖에 없다. 700조원이 넘는 빚을 떠안고 있는 서민가계 부실로 이어질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최근 진동수 금융위원장이 시중은행장들에게 대출금리 인상 자제를 권고한 것이나 기획재정부가 열석발언권을 행사하려 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봐야 할 것이다.

사실 우리 경제가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인 것은 낮은 원화가치와 저유가, 저금리 등 이른바 '3저 효과' 덕이 컸다. 특히 고환율은 내수시장이 시원찮은 상황에서 수출 경쟁력을 키운 공신이다. 그러나 '신3고 현상'이 발생하면 우리 기업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수출은 부진하고 수입 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특히 수출제품 가격 결정력이 낮은 중소기업의 채산성은 더욱 악화될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분석에 따르면 환율이 10% 떨어지면 경상수지 흑자는 88억7000만 달러 감소하고 국내총생산(GDP)도 0.1%포인트 하락하며, 국제유가가 10% 오를 경우도 경상수지 흑자는 19만9000달러 줄고 GDP도 0.21%포인트 떨어진다. 환율과 유가의 변동 폭 확대가 경상수지와 경제성장률에 악영향을 미친다.

정부는 그러나 유가 인상과 환율 하락은 당초 예상했던 일로 변동성이 확대되는 것은 맞지만 아직 거시경제 안정성을 해칠 정도가 아니라며 기존 전망치를 수정할 상황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단기 변동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신3고 역'풍을 효율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 경제회복에 차질을 빚고 다시 먹구름이 드리워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당국은 환율과 물가, 금리 움직임을 면밀히 관찰해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대책을 미리 준비해야 하고 기업들은 느슨해진 구조조정의 속도를 높이고 고부가가치 신성장사업을 발굴하는 등 스스로 국제 경쟁력을 키우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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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직 논설실장 jigk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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