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정 기자]사례1. 농어촌 소재 고교에 재학 중인 A군(18· 경북)은 H대학 수시모집의 농어촌특별전형에 지원했다. 그러나 고교 재학 중 부득이한 가정형편으로 인해 거주지를 이전하게 됐다. ‘고등학교 재학기간동안 본인 및 부모 모두가 농·어촌지역에 거주하는 자’를 지원자격으로 하는 H대학의 요강에 따르면 A군은 지원자격을 충족하지 못하게 됐으나 A군은 원서접수 마감 후에 이를 알았다. A군은 H대학에 환불을 요청했으나 대학은 사전에 입시요강에서 환불이 되지 않음을 명시했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사례2. 수험생 B양(18·서울)은 K대학과 H대학의 2008학년도 수시모집에 지원했다. H대학의 경우 시험일이 정확히 명시돼 있었으나 K대학은 ‘8월7~8일’로만 공고돼 있을 뿐 정확한 날짜는 명시되지 않았다. 추후 K대학의 시험일정이 발표됐으나 H대학과 중복되면서 K대학에 환불을 신청했지만 K대학은 입시요강을 근거로 환불을 거부했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정호열)는 서울대 등 10개 대학의 수시·정시모집요강 중 ‘납부한 전형료는 반환하지 않습니다’라는 전형료 환불불가 조항을 대학 스스로 수정 또는 삭제하도록 조치했다고 5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경북대, 고려대, 부산대, 서강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이화여대, 전남대, 한양대 등 심사대상 10개 대학 모두 천재지변, 질병, 지원자격 미달 및 기타 수험생의 귀책 없는 사유로 응시가 불가능한 경우 전형료를 수험생에게 반환하도록 입시요강을 개선했다.

공정위의 이번 대입전형료 환불기준 개선은 심사대상이 된 전국 10개 대학과 시민단체의 의견 수렴 및 법관·교수·변호사 등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약관심사자문위원회의 자문을 거쳐 이뤄졌다.


공정위는 단계별 전형에서 1단계 불합격자에게 부분적으로 전형료를 환불해주는 기존의 제도는 현행대로 유지하되,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 전형료 환불이 허용토록 했다.


통상 사업자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하기 이전에 고객이 계약을 해지하는 경우 적정한 위약금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환불하는 것이 원칙이나 대학입시의 특수성을 고려해 환불대상을 부득이한 사유로 응시할 수 없는 경우 등으로 제한하고 환불가능기간 또한 일부 제한하는 것이 오히려 합리적이라는 게 공정위측 설명이다.


특히 서류심사, 논술·구술 등의 결과를 합산하여 일괄적으로 합격자를 선발하는 일괄합산전형의 경우 단계별전형에 준해 환불기준을 책정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한 수험생의 지원은 다른 수험생의 지원여부에 영향을 주게 되는 등 원서의 취소·환불을 무조건적으로 허용하는 경우 실질경쟁률에 대한 불확실성의 증가로 오히려 수험생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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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선 소비자정책국 약관심사과장은 "그동안 대학에서 전형료의 환불을 사실상 봉쇄하고 있었던 관계로 실제 환불사유가 발생함에도 적극적으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며 "이번 개선안을 통해 수험생의 권익이 실질적으로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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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정 기자 hjlee3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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