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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2009 골프계] "아찔했던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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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텐손의 팬티샷과 9홀 연장혈투 등 황당함에 박진감까지 '다사다난'

 유소연(오른쪽)과 최혜용은 두산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서 9홀 연장 혈투를 벌였다. 사진=KLPGA제공

유소연(오른쪽)과 최혜용은 두산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서 9홀 연장 혈투를 벌였다. 사진=KLPGA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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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김세영 기자] 올해 지구촌 골프계는 그 어느 해 보다 다사다난했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복귀와 연승행진, 양용은이 PGA챔피언십에서 우즈에게 역전우승을 일궈내는 이변, 신지애(21ㆍ미래에셋)와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의 올해의 선수를 둘러싼 1점차 승부. 우즈는 특히 시즌이 끝난 뒤에는 걷잡을 수 없는 '불륜스캔들'로 급기야 '선수활동 중단'까지 선언했다.
헨릭 스텐손(스웨덴)이 팬티만 입고 샷을 하는 등 때로는 황당한 일도 벌어져 골프팬들의 눈과 귀는 이래저래 즐거웠다. 국내에서도 절체절명의 위기를 극복해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는 선수가 있었는가 하면 반대로 패배의 아픔을 끝내 회복하지 못한 채 한해를 마무리하는 선수도 많았다. 2009년을 하루 남겨놓고 오랫동안 잊을 수 없는 명장면들을 모아봤다.

▲ 스텐손의 '팬티 샷'= '사막의 황태자' 헨릭 스텐손은 지난 3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 CA챔피언십 첫날 3번홀(파4)에서 티 샷한 볼이 진흙 속에 빠졌다. 한참을 고민한 스텐손은 이윽고 팬티만 남긴 채 옷을 훌훌 벗고 두번째 샷을 날려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다. 스텐손의 캐디는 더욱이 여자였다.

스텐손은 '셔츠까지 다 벗을 필요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아직 홀이 많이 남았는데 옷을 다 버릴 수는 없지 않느냐"고 대답했다. 스텐손은 이어 "원래 하느님이 나를 그렇게 창조했다"면서 "게임을 사랑하고, 팬을 위해서 옷을 벗었다"고 나름 철학적인 대답을 했다. 스텐손이 이날 만약 팬티를 입지 않고 있었다면 어땠을까? 정말 아찔할 뻔했다.
▲ 유소연과 최혜용의 '9홀 연장혈투'= 유소연(19ㆍ하이마트)과 최혜용(19ㆍLIG), 국내 여자프로골프계 최대의 '동갑내기 라이벌'은 5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두산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서 무려 9개홀까지 가는 연장전의 진수를 보여줬다. 이 연장전은 또 2006년 아시안게임에서 우승을 합작했고, 지난해에는 신인왕을 놓고 경쟁을 펼쳤던 두 선수의 명암을 확연히 갈랐다.

연장 여덟번째 홀의 8m짜리 극적인 파퍼트로 승부를 이어간 유소연은 아홉번째 홀에서 긴 승부를 마무리하고 엄청난 자신감까지 얻어 3개 대회 연속우승 등 새로운 동력이 됐다. 유소연은 이후 서희경(23ㆍ하이트)과 '1인자' 자리를 놓고 양강체제를 구축했다. 이 대회에서 2년 연속 준우승에 머문 최혜용은 반면 내리막길을 걷는 '치명상'을 입고 아직까지 회복을 하지 못하고 있다.

 김하늘은 힐스테이트서경오픈 첫날 볼이 없어 실격이 될 뻔했다. 사진=KLPGA제공

김하늘은 힐스테이트서경오픈 첫날 볼이 없어 실격이 될 뻔했다. 사진=KLPGA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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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하늘 "누구 볼 없어요?"= 김하늘(21ㆍ코오롱엘로드)은 5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힐스테이트서경오픈 첫날 16번홀(파4)에서 티 샷한 볼이 오른쪽으로 밀리면서 워터해저드에 빠지자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평소 4개의 볼만 가지고 다니던 습관 때문에 더 이상 남은 볼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골프규칙에서는 18홀 내내 동일한 브랜드의 볼을 사용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홀당 2벌타씩, 세번째 홀에서는 실격을 당한다. 김하늘이 볼을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을 때 '구세주'가 나타났다. 경기를 지켜보던 갤러리가 김하늘이 사용하던 볼과 같은 브랜드의 낡은 볼 1개를 건넸다. 김하늘로서는 경기를 포기해야 할 수도 있었던 순간이었다.

▲ 양용은의 '6번 아이언 샷'= 양용은(37)이 8월 PGA챔피언십에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를 상대로 짜릿한 역전우승을 일궈내자 전세계 언론이 경악했다. 최종일 선두로 나선 우즈의 '역전불패'를 양용은이 무너뜨린 것이다. 각종 매체에서는 특히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210야드를 남기고 날린 양용은의 하이브리드 샷을 '올해 최고의 샷'으로 꼽았다.

양용은은 그러나 6번홀(파4)의 아이언 샷을 메이저우승의 원동력으로 꼽았다. 양용은은 "티 샷이 왼쪽 러프에 빠졌는데 가서 보니 그린 왼쪽에 워터해저드가 있어 정말 치기 어려운 샷이었다"면서 "6번 아이언 샷이 홀 5~ 6m 옆에 떨어져 가볍게 파를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 샷이 워터해저드로 직행했더라면 자멸할 수도 있는 위기였다.

 김대섭(가운데 검정옷)은 메리츠솔모로오픈 최종일 칩인 버디 한방으로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사진=KPGA제공

김대섭(가운데 검정옷)은 메리츠솔모로오픈 최종일 칩인 버디 한방으로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사진=KPGA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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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섭에게 명예회복 안긴 '칩샷 버디'= 김대섭(28ㆍ삼화저축은행)은 9월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메리츠솔모로오픈에서 막판 뒷심으로 '드라마틱한' 통산 5승째를 달성했다. 김대섭에게는 2006년 스코어카드 오기로 이 대회에서 실격을 당했던 터라 '명예회복'이라는 의미도 더한 대회였다.

선두 김대현(21ㆍ하이트)에게 1타 차로 뒤진 김대섭은 17번홀(파4)에서 두번째 샷을 그린을 올리지 못해 사실 희망이 사라지는 듯 했다. 하지만 김대섭의 17m짜리 칩 샷이 거짓말처럼 홀에 빨려들어갔다. 이 칩 샷 버디는 앞조에서 이를 지켜본 김대현이 18번홀(파3)에서 1.2m짜리 파퍼트를 놓치는 영향력까지 발휘했다. 순식간에 희비가 갈렸다.

▲ 최나연의 '우승 데자뷰'= 최나연(22ㆍSK텔레콤)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2승은 공교롭게도 마지막날 마지막홀에서 경쟁자들의 샷을 모두 워터해저드에 집어넣는 '우연' 끝에 탄생했다. 먼저 9월 삼성월드챔피언십 최종일 경쟁자였던 미야자토 아이(일본)는 1타를 앞서 가다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두번째 샷을 물에 빠뜨리며 자멸했다.

11월에 한국에서 열린 하나은행ㆍ코오롱챔피언십에서도 똑같은 상황이 발생했다. 최종일 18번홀(파5) 티샷까지 최나연과 마리야 요르트(스웨덴)는 동타여서 여전히 우승의 향방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요르트는 두번째 샷을 워터해저드에 집어넣고 말았다. 최나연은 이번에도 두번째 샷을 안전하게 보낸 뒤 세번째 샷을 홀 바로 옆에 붙이며 우승을 확정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김세영 기자 freegol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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