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30일, 스위스 제네바 국제컨퍼런스센터에는 153개국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 대표단 3000 여명이 제7차 WTO 각료회의 참석을 위해 운집했다. 1995년 홍콩 각료회의 이후 4년 만에 열린 이번 각료회의에는 전 세계를 강타한 경제위기 이후 국제공조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듯 전체 회원국, 56개 옵저버 국가, 20여개 국제기구 등에서 이례적으로 많은 대표단이 참석했다.
이번 각료회의는 도하개발아젠다(DDA)협상과는 별개로 한다는 원칙아래 열린 까닭에 주요 쟁점에 대한 실질적인 협상이 이뤄지지는 않았으나, DDA협상의 조속한 마무리는 회의 개최기간 내내 모든 논의의 전제가 되는 핵심 화두였다. 모든 국가들은 여전히 경제위기의 여파를 우려하고 있으며, 위기 극복을 위한 가장 중요하고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DDA 타결'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음을 재확인한 것이다.
DDA가 타결되면 153개 주요 국가들의 시장이 동시에 개방된다.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가 현재까지의 합의안에 근거하여 개략으로 추산해 본 결과에 따르면, DDA협상 타결시 전세계 수출은 1780억달러, 전세계 GDP는 3004억달러가 각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수치로 추산될 수 있는 상품시장 개방의 효과 외에, 서비스시장 개방에 따른 서비스의 질 향상 및 인력교류 확대, 무역 관련 국제규범 정비에 따른 분쟁해결 및 거래비용 감소 등을 감안한다면 DDA의 성공적 타결이 세계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효과는 더 클 것이다.
또한, DDA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 자유무역협정(FTA),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와 같은 지역무역협정(RTA)이 할수없고, 국제공조가 필수적인 글로벌 이슈의 해결을 위한 필수적인 수단이다. 향후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위해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인 남북문제, 기후변화, 식량위기는 일부 국가들만의 협정으로는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 DDA에서 논의되고 있는 세계무역 확대를 위한 개도국 지원(Aid for Trade)이 대표 사례이다. 지역간 협정은 상호 이익의 교차점에서 이뤄지지만, 다자체제의 협정은 장기의 관점에서, 공영을 위한 상호 호혜의 관점에서도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DDA 타결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올해는 지난 10여년간 답보해온 DDA 협상의 가속화를 위한 모멘텀이 마련된 시기였다. 지난 9월 피츠버그 G20 정상회담에서는 DDA타결의 목표시점을 '2010년'으로 선언해 정치적 의지를 분명히 했고, WTO 내부에서는 매월 고위급회의(SOM:Senior Officer Meeting)를 개최하는 등 실무 협의도 활성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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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회원국들 중 특히 우리나라는 다자무역체제의 최대 수혜국으로 주목받아왔다. 1967년 관세와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가입 이래 GDP 40억달러에 불과하던 빈국에서 GDP 9500억달러, 세계 10위권 경제규모의 국가로 성장했고, 2008년 기준으로 총 GDP 대비 무역액 비중이 90%에 이른다. 더욱이 2010년에는 G20 의장국으로서 글로벌 이슈들을 주도해 나가야할 책임을 맡게 되면서, DDA협상에 관한 우리나라의 행보는 앞으로 더 큰 관심을 받게 됐다.
앞으로, DDA 타결이 결코 멀지 않았음을 유념하면서 안으로는 우리 산업계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협상 전략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동시에 타결 이후의 경쟁력 확보 방안을 체계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밖으로는 자유무역주의 확대와 공평한 통상질서 수립에 기여할 수 있도록 협상에 단순 참여자(Watcher)가 아닌 진정한 참여자(Key Player)의 역할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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