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국제결제은행 산하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가 금융위기의 재발 방지를 위한 금융규제 개편방안 초안을 17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은행들의 자기자본 비율을 높이는 것을 골자로 하는 이번 개혁안이 실행되면 과도한 보너스 및 배당금 지급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예상보다 급진적인 규제안의 내용에 금융주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 자기자본부터 보너스까지 전방위 규제 = 공개된 규제 초안에는 현행 8%인 자기자본 비율을 상향조정하고, 핵심자본의 범위를 축소해 금융권 자본확충을 유도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위원회는 이날 자기자본 비율을 얼마나 높여야 하는지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는 각국 금융규제당국과의 논의를 통해 내년 중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은행 자산이 자본의 일정비율을 넘지 못하도록 하는 ‘레버리지 비율 규제’는 은행권의 자본확충을 유도해 부실 대출이나 무리한 투자를 방지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레버리지 비율 규제는 바젤위가 최초로 도입하는 규제안이다.

아울러 위원회는 핵심자본의 범위를 축소, 우월적 형태의 기본자기자본이라 불리는 보통주 및 이익잉여금의 비중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과거 은행들이 하이브리드 채권 발행 등을 통해 무분별하게 자산을 확대해오다 금융위기 당시 큰 재정적 타격을 받았다는 사실에서 교훈을 얻은 것이다.


또 규제안은 보너스 및 배당금 제한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만약 은행의 자기자본 비율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질 경우 주주 배당과 임직원 보너스 지급에 제한을 가할 수 있다는 조항 때문. 위원회는 은행들이 호시절에 완충자본을 쌓아 위기가 닥쳤을 때를 대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 시행시기는 유동적= 초안은 자본규제안을 예정대로 2012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각국이 이때부터 일괄적으로 규제안을 따를 수 있을지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바젤위원회의 스테판 월털 사무총장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그 때 세계 경기가 침체상태라면 시행을 미룰 수 있다”며 “내년 말까지 최종안을 확정하고 그 이후 시행시기를 또 한번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시기는 경제상황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위원회가 규제안을 2012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하되 10~20년의 과도기를 둘 것이라고 보도했으나, 초안에는 이와 관련된 언급은 없었다. 다만 위원회가 금융권에 적응 시기를 충분히 주면서 규제안을 점진적이고 탄력적으로 시행할 것이라는 분석은 일반적이다.


◆ ‘입에 쓴 약이 몸에 좋아’= 은행권은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크레디트스위스(CS)는 “규제안을 보았을 때, 너무 가혹하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우리는 이것이 은행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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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유럽 DJ 스톡스 지수에서 금융섹터는 1.51%의 하락세를 기록, 전체 섹터 가운데 가장 낙폭이 컸다. 영국 로이즈 은행의 경우 규제안의 타격을 가장 크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8.1% 급락했다.


그러나 입에 쓴 약이 몸에 좋듯 규제안이 장기적으로는 은행권에 득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무디스의 요하네스 와센버그 애널리스트는 “은행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궁극적으로 신용등급 상향이라는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며 “또 은행들은 이미 지난해 4분기부터 자본구조를 급진적으로 개혁해왔기 때문에 타격은 생각보다 적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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