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미국·유럽에 이어 중국정부도 은행권을 상대로 자본확충을 요구하고 나섰다. 최근 몇 년간 지속된 공격적인 대출 확대로 은행권 자산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데 경각심을 드러낸 것. 또 최근 안팎에서 제기된 버블 경고와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CBRC)는 23일 웹사이트를 통해 은행들이 연말까지 보유 대출 대비 적정 자본비율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해외투자, 신규지점 출점 등에 있어서 불이익을 주겠다고 밝혔다. 이런 규제들은 이미 존재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새로울 것이 없지만, 실제로 적용된 사례가 드물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중국 정부가 은행권 자본건전성 강화에 팔을 걷어 붙였다는 평가다.
중국정부가 은행권 자본확충을 독려하고 나선 것은 은행들이 경기부양을 위해 지난 몇 년간 시중에 쏟아 부은 유동성이 부실채무가 돼 돌아오지 않을까하는 우려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중국 은행들의 신규 대출은 7조3700억 위안(1조790억 달러)로 같은 기간 국내총생산(GDP)의 절반과 맞먹는다.
중국 정부는 은행권 악성채무 증가로 인해 정부가 지난 수 년 간 실시한 금융개혁들이 수포로 돌아가지 않을까 크게 고심하는 눈치다. 금융규제당국은 그 동안 중국 국영은행들을 리스크 관리 능력이 뛰어난 상업은행들로 전환시키는 작업을 꾸준히 실시해 왔는데 부실채무 증가가 그 성과를 되돌릴 수 있다는 것. 아울러 중국정부는 자본확충 요건 강화를 통한 대출 축소로 중국 경제를 둘러싼 자산 버블 우려를 잠재우겠다는 의도인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은행의 적정자본비율기준은 지난해 말 8%에서 10%로 높여진 상태다. 또 규제당국은 부실채무에 대해 150%의 충당금을 확보하도록 했다. 최근에는 은행들의 보완자본에서 후순위채나 하이브리드 채권을 제외할 것을 요구하는 방법으로 유동성의 고삐를 죄었다.
중국 4대 국영은행 가운데 하나인 건설은행의 대변인은 “중국정부의 이번 발표는 은행들에게 더 엄격한 자본 확충 규제를 하겠다는 의중으로 풀이된다”며 “은행들은 상황을 예의 주시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아직은 CBRC가 자본확충 기준을 강화할지, 한다면 어느 정도 할지에 대해 확신할 수 없다”며 “CBRC는 아직까지 공문을 보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CBRC 측은 “갑작스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지만, 내년 적정자본비율기준을 13%까지 높일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서는 답변을 거부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여태껏 은행들에게 신용할당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대출과열을 규제해 왔는데 이번에는 보다 시장 중심적인 방안을 선택, 규제에 있어서 진일보했다는 분석이다. 중국 규제당국은 지난 주 중소 국영은행들에게 올해 남은 기간 동안의 부실채무 비중을 10월 말 수준으로 유지하라는 구두 상의 지침을 내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은 중국 주요은행들의 자기자본비율(2008년 말/2009년 상반기 말)
1. 중국은행: 10.8%/9.4%
2. 교통은행: 9.5%/8.8%
3. 씨틱은행: 12.3%/10.0%
4. 건설은행: 10.2%/9.3%
5. 초상은행: 6.6%/6.5%
6.공상은행: 10.8%/10.0%
7.상하이 푸동개발은행: 5.0%/4.7%
8.선전개발은행:5.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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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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