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 다문화 가정 주부 8명 네일 아트 배워 수입 얻는 취업 성공기 화제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첫 월급 받아서 시어머니, 시아버지 용돈 드렸어요. 남편 선물도 하고, 애들하고 맛있는 것도 사 먹었어요”
인도네시아 신부 에띠소 에띠(귀화이름 이다은·30·가락동) 씨는 일하는 것이 마냥 즐겁다.
그도 그럴 것이 겨우 4개월간의 짧은 취업이지만 한국에 와서 갖게 된 첫 직장이기 때문이다.
에띠 씨와 마찬가지로 8명의 다문화여성들이 가락복지관(송파구 가락동) 다문화여성 일자리지원사업을 통해 취업의 꿈을 키우고 있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갈수록 늘고 있는 가운데 다문화여성들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다문화여성들에게는 언어가 가장 큰 장벽.
그나마 네일아트는 최소한의 의사소통만으로 가능한 몇 안 되는 분야 가운데 하나여서 다문화여성들의 관심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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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부터 4개월간의 교육을 수료한 20여명의 다문화여성 가운데 8명만이 9월부터 12월까지 4개월간의 짧은 취업에 성공했다.
정식 일자리코디도 배치돼 직업소양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더구나 비록 적지만 한 달 60여 만 원의 월급도 받을 수 있고 취업 전 기술연마의 기회도 가질 수 있으니 금상첨화.
덕분에 매주 실버미용실, 복지관, 동 주민센터 등을 순회 방문해 봉사를 하며 경험을 쌓고 있다.
특히 필리핀에서의 중학교 시절 정규과정 가운데 하나로 네일아트를 잠깐 접해봤다는 카발테라 죠시(24·일원동) 씨의 감회는 남다르다.
죠시 씨는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필리핀에서 대학을 졸업하지 못한 채 한국으로 와 늘 학업에 대한 미련과 아쉬운 마음이 많았다.
그러나 다문화여성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참여하면서 이제는 갈증이 많이 해소된 상태.
죠시 씨는 “서비스를 받으신 분들이 ‘예쁘게 해 줘서 고맙다’고 말할 때가 가장 기쁘다. 네일아트를 배우면서 정말 바빠졌다. 시누이, 남편까지 해주면 너무너무 좋아한다”며 모처럼 활짝 웃었다.
중국 한족 출신인 송효진(29·마천1동)· 왕치(29·석촌동) 씨도 친구들만 만나면 연습하기 바쁘다.
아직은 손톱을 손질하고, 매니큐어를 발라주는 수준이지만 본격적인 취업현장에서는 아트(화려한 색칠)가 기본이기 때문이다.
임신 7개월째인 인도네시아 신부 제니린(22·가락동) 씨도 마스크를 끼고 활동을 계속하는 투혼을 발휘하고 있다.
중국(3), 필리핀(3), 인도네시아(1), 러시아(1) 등 출신 나라는 다르지만 이들의 공통점은 패션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것.
서로에게 연습상대가 돼주다 보니 알록달록한 손톱은 기본이고 옷차림들도 여느 다문화여성들과는 달리 예사롭지 않다.
이 때문에 맏언니답게 점잖은 박라나(35·러시아) 씨를 빼면 주부라기보다는 영락없이 한국의 발랄한 20대나 다름없다.
김영은 담당 복지사(가락복지관)는 “우리나라 사람들에 비해 색감이 너무 좋아요. 게다가 어찌나 꼼꼼한지 다들 만족스러워 한다”며 은근히 자랑을 늘어놓았다. 김 복지사는 또한 “아들 처음에는 냄새 때문에 많이 힘들어했다. 지금은 많이 적응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물론 아쉬움도 있다. 당초 계획은 네일아트 자격증 도전이 목표. 그러나 육아문제 때문에 한국에 정착한 지 얼마 안 된 다문화여성들이 주로 참여하다보니 사실상 자격증 시험은 포기한 상황이다. 결국 언어가 넘을 수 없는 장벽이 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 내 인기는 대단하다. 요일마다 돌아가며 노인회관 실버미용실, 복지관, 동 주민센터 등을 찾는데 벌써부터 단골이 꽤 확보됐다.
“손주들이 너무 예쁘다. 할머니 계속 받으라고 해서 또 찾아왔다”고 수줍게 밝힌 정해숙(65·잠실본동) 씨는 “젊을 때 해봤지만 나이 들어서는 처음이다.
젊어진 느낌이다. 기분이 좋다. 계속 받고 싶은데 12월까지만 한다고 해서 아쉽다”고 덧붙였다.
예약손님이 많아 매주 월·수·금 찾고 있는 송파2동 주민센터는 이들을 위해 별도의 아담한 공간까지 마련해줬을 정도.
자원봉사자나 어르신들에게는 무료로 봉사하고 있지만 일반 주민들에게는 2000원 재료비 정도의 실비를 받고 있다.
심심찮게 남자 손님들도 찾아온다.
“직업상 손 관리가 필요해 정기적으로 네일아트를 받고 있다”는 타로 마스터 서일교(41·잠실본동) 씨는 “가격이 싸다고 해서 대충 하지 않고 꼼꼼하게 잘해줘 아주 만족스럽다”며 이날 아내와 함께 잠실복지관을 찾았다.
한편 이들은 최근 속초, 안산 등에서 열린 각종 결혼이민여성을 위한 직업박람회에서도 직업체험 서비스를 펼쳐 좋은 반응을 얻었다.
더디지만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다문화여성 8명의 아름다운 취업 도전기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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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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