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사업자가 상가개발비를 임의로 사용토록 한 약관 무효”

[아시아경제 이현정 기자]#1. 하남에 사는 이씨(68세)는 상가를 분양받아 임대수익으로 노후대책을 세워볼 생각으로 은행에서 4억원을 대출받아 신촌밀리오레상가 4구좌를 분양받았다. 그러나 이 쇼핑몰은 전혀 상권이 형성되지 못해 수익은 커녕 한구좌도 임대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알고보니 분양회사는 수분양자들로부터 받은 개발비를 사회복지단체에 기부를 하거나 미분양된 상가의 인테리어비용에 사용하는 등 상가활성화와 무관한 용도에 임의로 사용하고 있었다.


#2.서울에 사는 장씨(56세)는 노모와 3명의 아이들을 둔 주부다. 남편이 쓰러진 후 경제적 능력이 없어 고생하던 중 상가를 분양받아 가게를 운영하려고 아파트를 담보로 3억원을 대출받아 신촌밀리오레상가 2구좌를 분양받았다. 그러나 분양회사의 설명과는 달리 해당 쇼핑몰은 유동인구도 적고 상권이 형성되지 않아 아무런 수입도 얻질 못한 채, 이자만 눈덩이처럼 불어나 결국 아파트까지 처분하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0일 성창에프엔디가 신촌역사쇼핑몰을 임대분양하면서 개발비를 홍보비, 인테리어비용, 분양경비, 개발수익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을 수정 또는 삭제하도록 시정권고 조치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상가개발비는 수분양자가 임대보증금 및 임대료와는 별도로 지급하는 것이므로 사업자는 개발비의 지급목적 즉, 상가활성화를 위한 목적에 한정돼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성창F&D 약관의 경우, 홍보의 범위를 특정하지 않아 홍보의 내용이나 목적이 수분양자들의 이익과는 직접 관련이 없을시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개발비를 인테리어비용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 또한 그 범위가 광범위해 상가건물로서 기능하기 위해 갖춰야 할 기본적인 인테리어비용에도 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분양비용의 경우, 사업자가 마땅히 부담하여야 할 것인데도 이에 개발비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서 임차인에게 비용을 전가했다는 지적이다.

공정위는 상가활성화와 무관한 용도로 상가개발비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약관조항은 상가를 분양받은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므로 불공정한 약관에 해당되어 약관법상 무효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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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성격을 가진 상가개발비의 용도를 광범위하고 불분명하게 정한 것은 수분양자가 위탁한 자금을 분양회사가 임의로 유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서 수분양자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이라는 설명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를 통해 상가분양사업자가 상가개발비를 임의로 사용하는 관행을 방지함으로써 퇴직금 등을 상가에 투자하여 생계를 유지하려는 서민층의 권익보호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3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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