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손현진 기자]"금지와 명령을 사용하지 마라. 그냥 넛지(nudge)해라"


'넛지'의 저자이자 행동경제학의 창시자인 리처드 탈러 시카고대학교 부스경영대학원 석좌교수가 26일 한국 기업자들에게 '넛지 방식의 기업가 정신'이라는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넛지란 행동경제학에 따라 불완전한 인간을 바람직하게 행동하고 똑똑한 선택을 하도록 유도하는 부드러운 힘을 일컫는다.


탈러 교수는 바람직한 넛지 방식의 선택 설계가 돋보이는 사례로 암스테르담 공항에 있는 '파리 그림'이 그려진 소변기를 꼽았다.

이 소변기에는 파리 모양 스티커를 붙어 있는데, 이 스티커 하나로 소변기 밖으로 새어나가는 소변량을 80%나 줄이는 효과를 봤다. 화장실에는 깨끗하게 사용하라는 경고의 말이나 파리를 겨냥하라는 부탁조차 없었다.


어떤 금지나 인센티브 없이 인간 행동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원하는 결과를 얻은 셈이다.


탈러 교수는 "이처럼 바람직한 설계를 하기 위해서는 우선 많은 사람들이 최소한의 노력을 요하는 '최소 저항 경로'를 취해야한다"고 조언한다. 다음으로 디지털 카메라의 '찰칵'소리처럼 어떤 행동에 대한 피드백을 해주는 것이다.


이와 함께 사용자들이 범할 오류를 예상하고 퇴대한 관대한 태도를 견지하기, 복잡한 선택들을 조직화하기 등 다양한 방법들이 있다.


탈러 교수는 또 하나의 예로 쿠퍼 교수가 2995명의 갓 창업한 기업가들을 조사한 결과를 들었다.


탈러 교수는 "조사 대상자의 68%가 스스로 성공할 가능성이 동일업종 다른 창업자보다 '높다'고 평가했으며 비슷하다고 보는 사람은 27%, 낮다고 보는 사람은 5%에 불과했다"면서 "이 조사 결과는 창업자들이 사업을 시작할 때 내부적 관점을 중시할까, 외부적 관점을 중시할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외부적 관점은 창업자들에게 창업할 업종의 다양한 사례를 보여주고 사업 출발 지점에서 기준통계를 제공해 보다 용의주도하게 사업을 시작하도록 한다.


반면 내부적 관점은 창업자들에게 창업할 업종의 특정 측면에 집중하게 하고 창업자들이 자신의 성공 가능성을 스스로 긍정적으로 생각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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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벤처 캐피탈은 창업자들이 위험 분산과 성공을 과신하는 내부적 관점으로 편견을 줄여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게 탈러 교수의 설명이다.


탈러 교수는 "기업가들은 중요한 선택 설계자"라면서 "이윤을 올리고 사회에도 공헌하고 싶은 기업은 환경적 넛지를 통해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동시에 대기오염과 이산화탄소 배출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손현진 기자 everwhit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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