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뒤에서 만난 디자이너 #3] 'Lab #0428' 디자이너 김시양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간밤에 한 시간을 자고 나왔더니 정신이 없네요. 이제야 숨이 좀 쉬어져요."

서울패션위크 폐막일인 23일, 서울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장(SETEC) 특별 프레젠테이션 룸에서 패션쇼를 마친 'Lab #0428'의 디자이너 김시양은 이제야 긴장이 풀리는 듯 웃어 보였다.


'여행'을 테마로 진행된 이번 쇼는 그야말로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쇼룸을 빠져나가는 사람들의 입에서는 연신 '옷이 너무 예쁘다'는 감탄사가 쏟아졌다. 디자이너에게는 최고의 칭찬인 셈이다.

핑크 점프수트부터 오렌지 팬츠, 민트 재킷에 연 분홍 스커트 까지 무대 위의 컬러는 유난히 다양했다. 화려하고 다양한 컬러를 많이 사용했다는 이번 쇼는 자신의 첫 번째 해외 출장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그는 소개했다.


"첫 유럽 출장 때 였어요. 아침에 일어나서 창문을 열었는데, 출근하는 사람들의 옷차림이 너무나 각양각색인거예요. 초록 재킷, 빨간 스커트... 그 컬러풀한 의상이 어린 제 마음에 깊이 남았습니다. 우리나라 출근길은 항상 '블랙 정장' 들로 가득하쟎아요"


문득 궁금해져 브랜드 'Lab #0428'의 의미를 물었다. 화학 실험실 이름 같은 생소함이 느껴진다. 김시양은 연구실(Lab)이라는 영단어와 의상을 처음 런칭한 날짜 4월 28일을 조합했다고 설명했다.


"디자이너 브랜드가 뜬구름을 잡는다는 오해들을 많이 받지만, 사실 저는 묵묵히 그리고 조용하게 '의상'을 연구하는 사람이고 싶었어요. 빠른 트렌드를 하루아침에 따라가려는 게 아니라 그야말로 '옷 연구실'을 지향한다고나 할까요. 그러다 보니 패턴 연구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가봉하다가 1주일을 훌쩍 넘기기도 해요(웃음)"


'Lab #0428'은 이미 2,30대 여성들 사이에서는 입소문을 탄지 오래다. 지난 시즌에 선보인 남성복 라인은 여성들의 머릿속에 자리 잡은 '소년'의 느낌을 그대로 옮겨 놓으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이 같은 인기는 그가 만들어 내는 옷들이 정말 '입기 편한' 디자인이기 때문이다. 격식을 차린듯한 투피스가 거의 없는 것도, 옷에 유난히 밴딩 처리가 많은 것도 입었을 때 편안한 옷을 만들겠다는 그의 의지에서 비롯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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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스페셜리스트 전공교수로 강단에도 오르고 있는 김시양 디자이너는 과연 어떤 것을 디자이너의 필수 자질이라고 설파할까. 창의성, 독창성, 예술성 같은 것을 기대했던 기자에게 그는 의외의 답을 내놨다.


"디자이너에게 가장 필요한 자질은 '노력하는 것'이예요. 패션은 자기 자신과 끊임없이 싸워야 하는 분야이기 때문이죠. 좋은 대학 나오고, 유학 많이 다녀오는 게 재능으로 연결되지 않습니다. 많이 입고, 많이 느끼고, 감성을 키우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죠"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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