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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수트의 새로운 변신, 습한 바람위를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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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뒤에서 만난 디자이너 #2] '디그낙' 디자이너 강동준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원래 마지막에는 위에서 물이 쏟아져 내리는 퍼포먼스를 준비했는데... 제대로 되지 않아서 아쉬워요"
'2009 서울 추계패션위크' 첫째 날인 지난 16일, 쇼를 마친 디자이너 강동준의 목소리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관객 모두 박수갈채를 보낼 만큼 멋진 무대였지만, 실은 계획했던 마지막 퍼포먼스가 기술적인 문제로 제 때 작동하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디자이너 강동준의 무대는 시작 전부터 시선을 끌었다. 스테이지 바닥에 물이 차기 시작하면서 사람들도 웅성였다. 워킹 도중 미끄러질 염려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무대에 찰랑찰랑하게 물을 채운 채, 쇼가 시작됐다.

주제는 'Dampish Breeze', 고습한 바람. 비가 오는 날 걸을 때 찾아오는 막연한 느낌을 무대에 옮겼다. 8t 트럭 분량의 물을 사용했고 모델들은 모두 자연스러운 메이크업에 맨발로 등장해 의상에 좀 더 집중할 수 있게 했다.
모델이 미끄러져 넘어지는 다소 위험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었기 때문에 '모든 상황을 디자이너가 책임지겠다'는 각서까지 써야했다. 끝까지 긴장을 풀 수 없었던 무대였지만 쇼를 마친 강동준의 얼굴엔 어쩐지 뿌듯함이 묻어났다.

"쉽지 않은 무대였지만 만족해요. 기존 '강동준 스타일'의 이미지를 탈피한다는 데 의미가 있었죠. 또 부드러운 소재를 사용해서 남자 옷과 여자 옷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듯 한 느낌도 있었고요"

사실 강동준은 자타공인 '수트 예찬론자'다. '남자의 코르셋'이라고 칭할 만큼 남성적인 모습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최고의 옷이 수트라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그러나 이번 쇼에서는 다소 그 남성다움이 톤 다운된 것도 사실이다.

테일러드 재킷과 스포티한 드로스트링 여밈의 팬츠, 더블 여밈의 트렌치코트 등이 시크한 남성미를 강조하면서도 속이 비치는 리넨 셔츠 등으로 부드러운 세련미를 풍겼다. 그레이, 베이지, 브라운, 카키, 스카이 블루, 네이비, 블랙 등 차분한 컬러를 주로 사용했으며 눈에 띄는 포인트 컬러를 사용하지 않는 것도 강동준의 특징이다. 여기에 투명과 불투명, 거칠고 부드러운 질감의 대비를 통해 새로운 스타일을 연출했다.

"새로운 스타일에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남성다운 부드러움'이나, '일상 속 에서의 부드러움' 같은 것이죠.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것에 도전할 겁니다. 다음 쇼의 컨셉도 벌써 나왔어요. 아직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요(웃음)"

한국 패션계와 대중들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패션위크와 같은 큰 행사가 있을 때 패션에 대한 관심이 '반짝'하고 증폭되죠. 한 주간 과한 관심과 지원을 받지만 또 이 기간이 끝나면 예전과 같이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히는 경향이 있습니다"

끝으로 그에게 목표를 물었다. 강동준은 별 망설임 없이 웃으며 대답했다.

"많은 사람들이 입는 옷을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한마디로 얘기하자면 '디자이너 브랜드의 내셔널화'? 아니, 좀 더 멀리 보자면 '디자이너 브랜드의 인터내셔널화' 정도가 되겠네요"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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