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너스 원상복구 선언에 강남역 대리점 마케팅 준비


[아시아경제 우경희 기자] #2000년대 초반, 삼성그룹이 입주해 있던 태평로 사옥 인근에는 연말연시면 진풍경이 펼쳐졌다. 한겨울 찬바람을 뚫고 자동차 대리점의 영업사원들이 실제 차량을 길가에 전시하는 등 장사진을 쳤던 것. 이들은 연말 성과급 격인 PS(초과이익분배금)로 주머니가 두둑해진 삼성 계열사직원들을 대상으로 집중 세일즈했다. 실제 연말 PS에 PI(생산성 장려금)까지 한 몫에 최대 수천만원을 받은 삼성 직원들이 이 자리에서 현금계약을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그야말로 삼성 특수였다.


한동안 사라졌던 진풍경이 올해는 강남역 인근 서초 삼성타운에서 재현될 전망이다. 지난 연말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허리띠를 졸라맸던 삼성이 최근 PS와 PI 지급기준의 '원상복구'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삼성은 올 초 경영환경 악화에 대비하기 위해 연봉의 50%이던 연말 PS를 연봉의 30%로, 상하반기 각각 월 기본급의 150%까지 지급되던 PI 기준을 100%로 하향조정했으나 각 계열사별로 연말 호실적이 가시적인 가운데 이를 일괄 원상복구했다.

삼성의 지난해 겨울은 추웠다. 연말 경영위기로 인해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지난 1월 고통분담을 위해 임원 급여를 10~20%까지 일괄 삭감했다. 연봉처럼 정례화됐던 PS도 전무 이상은 전액 반납, 상무 이상은 30%를 자진 반납했다. 2월에는 노사협의회를 통해 사원 임금을 동결키로 했다.


그러나 성과급을 원상복구키로 하면서 연말 지급될 보너스 액수가 상당할 전망이다. 계열사별로 11월 중순께 성과 등급이 발표되겠지만 대부분 좋은 등급이 예상된다. 삼성 관계자는 "연봉 1억원을 받는 직원을 기준으로 연말 PS와 PI를 합쳐 세후 약 4000여만원 가량을 한 번에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중형 승용차 한 대를 구입하고도 남는 금액이다. 올해 PS와 PI는 내년 1월 급여일과 별도의 날짜에 각각 지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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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계열사들이 입주한 강남역 삼성타운 인근 자동차 대리점에는 벌써부터 특수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강남역 인근 현대차 대리점 한 관계자는 "보너스 등 목돈이 한번에 생기면 자동차 구입이나 교체를 결정하는 회사원이 많아 영업사원별로 미리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며 "삼성타운은 대로변 인도가 좁고 유동인구가 많아 전시차를 많이 세울 수는 없지만 간이 부스 등을 만드는 방법으로 연말연시에 마케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LG그룹도 성과급 지급 규모가 확대될 전망이다. 계열사별로 다양한 성과급 기준을 세우고 있어 일괄 평가는 어렵지만 지난해 비해 전반적으로 늘어난 성과급이 지급될 예정이다. LG전자 한 관계자는 "삼성과 같이 일괄적인 성과급 기준이 없어 전망은 어렵지만 올 2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연말 호실적이 예상돼 작년보다 성과급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경희 기자 khw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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