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등 대기업 해외서 매물 찾기나서
[아시아경제 김정민 기자, 김혜원 기자]국내 주요 그룹들의 인수ㆍ합병(M&A) 전략이 다원화하고 있다. 대규모 차입을 감수하며 대형 매물을 인수, 덩치를 불리는 '만루홈런형' M&A는 쇠퇴기를 맞은 반면 기술력과 네트워크를 갖춘 알짜배기 중소사를 인수, 비용과 시간을 단축하는 '단타형' M&A가 유행이다.
특히 100년만의 경제위기로 해외시장에서 '알짜' 매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M&A 쇼핑리스트를 펼쳐든 채 먹이감을 찾아 전세계를 누비는 기업들이 크게 늘었다.
◆'세계는 넓다'..해외서 매물찾기=SK그룹은 글로벌화 전략의 일환으로 해외 M&A를 적극 모색중이다.
SK그룹 고위 관계자는 13일 "국내보단 해외 매물에 관심이 있다"며 "내년 M&A 기회가 있다면 국내가 아닌 국외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3~5년의 중장기적인 목표를 향하는 게 그룹의 현안"이라고 전했다. 최근 내수 지향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글로벌 SK를 지향하는 중장기적 비전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것.
현재 해외서 가장 활발한 M&A작업을 벌이고 있는 곳은 LS그룹이다. 지난해 북미 최대 전선회사인 수페리어 에식스를 인수한데 이어 중국의 홍치전기 인수 등 해외시장에서의 M&A를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 손종호 LS전선 사장은 최근 간담회에서 "2015년까지 전선업계 1위 기업으로 올라서기 위해 중국, 인도 등 브릭스 지역을 중심으로 중소 규모의 M&A를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두산그룹은 49억달러가 투입된 세계적 건설장비업체 밥캣 인수로 한때 유동성 위기설까지 돌았으나 여전히 해외 M&A에 대한 관심을 버리지 않고 있다. 두산은 특수목적 회사(SPC)를 통한 계열사 매각이라는 독창적인 카드로 위기를 돌파한 후 체코의 스코다 파워(Skoda Power)사 인수까지 성사시키며 여전한 식욕을 과시했다.
막대한 현금보유량을 자랑하는 삼성과 LG 또한 해외서 먹이감을 찾고 있다. 샌디스크 인수에 실패해 조심성이 커진 삼성은 극도의 보안속에 각 계열사별 각개약진 형태로 M&A를 검토 중이며 LG 역시 2차 전지 등 에너지와 통신분야에서 원천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타겟으로 해외서 매물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M&A업계의 대표적 큰손으로 통하는 포스코는 해외 자원업체들의 인수나 지분참여 등을 통해 다양한 원료확보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한방에 역전'..만루홈런 노리는 곳은 ? =효성, 한화 등 인지도에 비해 재계순위에서 밀리는 일부 그룹들은 올해말부터 내년까지 열리는 M&A장터가 그룹 덩치를 키울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아래 '빅딜'을 노리고 있다.
다만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인수로 덩치를 불렸다가 유동성 위기에 몰려 곤혹을 치루고 있는 금호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상대적으로 조심스런 모습이다.
지금 시장에 나와 있는 대형 매물들은 대부분 외환위기를 거치며 정부 손에 넘어갔던 기업들중 지금껏 주인을 정하지 못한 마지막 기업들이자 굴지의 그룹들이 무너지는 와중에서도 살아남은 대기업들어서 단번에 재계 순위를 바꿔놓을 수 있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
효성은 하이닉스 인수전에 단독으로 입후보 했고, 한진은 KAI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KAI는 국내 유일의 항공기 제조회사여서 신성장동력으로 각광받고 있는 항공우주산업 진출을 모색하는 기업들로써는 놓칠 수 없는 기회다.
대우인터는 전세계에 뻗어있는 글로벌 네트워크와 미얀마 가스전으로 대표되는 자원개발 노하우가 강점이다. 한화, 포스코가 이미 관심을 내비쳤고 이밖에 GS, SK 등도 인수후보로 거론된다. 대우건설 또한 사모펀드 등 재무적 투자자와 손잡고 국내 대기업이 경영 참여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옥석가려 '이삭줍기'=위험부담을 무릅쓰기보다는 '알짜배기' 중소형 매물에 눈독을 들이는 그룹들도 눈에 띈다.
중국과 중동에서 물량이 쏟아져 나오면서 전세계적으로 구조조정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석화업계는 대규모 M&A보다는 '스몰딜'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윈-윈' 전략을 펴고 있다.
올들어 한화석화의 OCI 울산공장 인수, SK에너지의 한국바스프 울산공장 인수 등이 대표적이다. 현대중공업이 추진중인 현대상사 인수, GS의 ㈜쌍용 인수 또한 규모보다는 내실을 따진 스몰딜 사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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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민 기자 jmkim@asiae.co.kr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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