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얼마 전까지만 해도 찬양일색이던 증권사들이 갑자기 태도를 돌변해 실적악화 리포트를 내놓고, 기관들은 매물폭탄을 내놓고, 이게 말이 됩니까. 애널리스트들에게 배신감까지 느낍니다"


유명 증권사이트의 SK에너지 종목게시판에 올라온 주주들의 글이다. 실적개선을 예고하던 애널리스트들이 돌변하자 이 사이트의 게시판은 성토장이 됐다.

당초 애널리스트들은 SK에너지의 3분기 영업이익이 3000억대 초중반으로 2분기(1600억~1700억)보다는 훨씬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의견도 '매수' 일색이었다. 분위기가 갑자기 바뀐 것은 지난 12일. 우리투자증권이 정유업종의 3분기 실적이 '어닝쇼크'를 나타낼 것이라는 리포트를 내자 주가가 10% 가까이 폭락했다. '어닝 쇼크'란 말이 나오자 증권가 메신저에서는 SK에너지의 3분기 영업이익이 1000억원 이내가 될 것이라는 소문도 돌았다.


다음날 삼성증권과 한화증권이 나란히 목표주가를 12%, 3.33% 가량 하향조정한 리포트를 내놨다. 삼성증권은 3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52%나 낮췄다. 이들은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SK에너지의 전망을 밝게 봤던 증권사들이다.

이런 경우는 비단 SK에너지 뿐만은 아니다. 장이 오락가락하며 이런 상황이 비일비재하다 보니 투자자들 사이에선 "주식을 왜 애널들 말을 믿고 사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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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정유업종 애널리스트는 "솔직히 말하면 저희도 실적을 맞추기가 어려워요. 이번에 10년만에 최초로 석유 수요가 감소한데다 가동률도 알기 어렵고, 환율도 왔다갔다 하구요"라고 하소연했다.


물론 기업의 영업 환경은 수시로 변하고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게 사실이다. 그러나 주가가 폭락하고 난 후 목표가를 내리는 '사후약방문'식 리포트는 애널들의 신뢰 하락은 물론 시장 질서를 교란시키는 종잇조각에 불과할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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