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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시대...경제파워 지도가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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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동환 베이징특파원]지난 8월21일. 중국 베이징에서 만난 사공일 G20 기획조정위원장의 얼굴에는 여유와 느긋함이 넘쳐났다.
미국 피츠버그에서 열리는 제3차 G20 회의를 한달여 앞둔 당시 그는 이명박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베이징을 머물고 있었다. 그가 베이징을 방문한 이유는 내년 한국의 G20 개최에 대한 중국의 지원의사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한국으로 돌아가기 직전 베이징 주재 한국 특파원들과 오찬을 함께 하며 그는 중국의 떠오르는 위상에 대한 찬사와 소회를 늘어놨지만 그의 주력분야인 G20에 대한 얘기도 잊지 않았다.

사공 위원장은 '한국이 G20을 개최할 수 있는 상황과 여건이 주어진다면'이라는 전제를 달고 중국은 지지할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외교적 수사임을 감안할 때 기자에게 사공 위원장의 발언은 '내년 한국의 G20 개최가 확실하다'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졌다.
다만 사공 위원장이 공식적으로 조심스런 톤을 버리지 못했던 이유는 아직 G20이 정례회의로 자리잡지 않아 향후 일정이 불명확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걱정과 고민은 이제 사라졌다. 내년 6월 캐나다 제4차 G20 정상회의에 이어 한국이 11월 제5차 회의 개최지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경제문제에 관한한 G20은 전부터 재무장관 회의를 열어왔지만 그 위상은 이제 정상들의 모임으로 격상됐다.
G20이 새로운 국제경제질서의 흐름을 주도할 세력으로 등장하면서 신흥경제국들의 위상도 높아지게 됐다.
G20의 중심축인 G8은 글로벌 정치ㆍ외교의 의사결정과 관련해서는 기존 G8체제를 유지하되 경제에 대한 글로벌 공조가 필요할 경우 G20을 통하기로 한 것이다.

이처럼 G8이 기득권을 포기하면서까지 회의 참가국을 넓힌 이유로 중국 등 신흥국의 동의와 협조 없이는 글로벌 경제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현실적인 한계를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들이 자초한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전세계가 경제공동체임을 새삼 확인하게 된 것이다.

후년부터 G20 정상회의가 정례적으로 열리기로 확정된 것도 신흥국들에게는 큰 수확이 아닐 수 없다. 지금껏 '옵서버' 성격이 강했던 추가 참가국들이 단순히 자릿수를 채우는 존재가 아니라 의제를 펼치고 회의를 주도해가는 중심국이 됐음을 의미한다. 내년 의장국인 한국은 당장 그래야 한다.
◆발언권 커지는 중국...팍스 시니카 앞당긴다= G20 회원국은 미국ㆍ일본ㆍ독일ㆍ프랑스ㆍ영국ㆍ이탈리아ㆍ캐나다ㆍ러시아 등 기존 G8에다 중국ㆍ브라질ㆍ인도 등 브릭스국가 및 한국ㆍ호주ㆍ멕시코ㆍ터키ㆍ인도네시아ㆍ사우디아라비아ㆍ아르헨티나ㆍ남아공과 유럽연합(EU)이 포함된다.
G20 가운데서도 가장 눈에 띄는 존재가 바로 중국이다. 중국의 존재가 묵직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G8과 대적할 수 있는 몸집과 장래성을 지녔고 브릭스로 대표되는 신흥경제국을 이끄는 맏형으로서 자타로부터 공인을 받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전세계 수출 1~2위를 다투고 국내총생산(GDP)도 세계 2위를 넘보는 국가가 바로 중국이다. 차이메리카ㆍG2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초강대국 미국을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로 평가받는 나라다.

이미 각종 국제회의와 정상회담에서 대국의 위상을 뽐내고 있는 중국은 G20 정례화를 계기로 신흥국의 실질적인 기수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과 이미 따로 G2 모임을 갖고 있는 중국이 G20을 지렛대로 삼아 미국과의 힘의 균형을 맞추고 더 나아가 중심추를 자신 쪽으로 옮길 만반의 준비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G8vs신흥국 이해충돌 가능성 없나...G20 한계 극복이 관건= 회의대상이 G20으로 확대돼 글로벌 경제 문제 해결을 위한 진전을 이룬 것은 맞지만 오히려 잘못 운영될 경우 대형 충돌로 이어질 공산도 크다.
그만큼 선진국과 신흥국간 이해관계가 엇갈리기 때문이다. 이미 중국은 미국과 여러모로 충돌을 빚고 있고 EU와도 갈등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지금은 물건너갔지만 프랑스가 G8을 대체할 모임으로 G14를 주도하며 한국을 비롯한 '배제국가'들로부터 강한 반발을 산 것도 기득권층과 신진세력간 벌어질 갈등관계를 암시하고 있다.
G20 확대를 놓고 G8 내부에서도 의견차가 적지 않았다.

올해 러시아에서 첫 정상회의를 가졌던 브릭스 회담에서 중구난방의 결과가 초래된 것도 협력국인 동시에 경쟁국인 4개국간 상충되는 이해관계를 간과했기 때문이다.
하물며 그보다 규모가 훨씬 더 큰 G20에서 '배가 산으로 갈' 공산은 더 크다.

그동안 아시아의 유일한 대표였던 일본의 반발도 거셀 것으로 보인다.
역사 문제로 인해 앙숙관계를 풀지 못하고 있는 중ㆍ일 양국이 세계 무대에서 본격적인 주도권 싸움을 벌일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이미 G20 탄생을 두고 일본은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G20이 회의 결과에 대한 구속력이 약하고 유대강화나 친선모임 성격이 더 강하다는 점도 현실적인 한계로 꼽힌다.

김동환 베이징특파원 don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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