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상품 바로서야 한다 中

"외국계 운용사라고 해서 무조건 모든 외국계 운용사를 똑같이 취급해서는 안됩니다. 국내 라이센스를 받지 않은 외국계 운용사가 ELS와 같은 파생상품을 상당수 취급하고 있어 관리 감독 무풍지대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죠."


한 외국계 증권사 임원은 ELS(주가연계증권)를 둘러싼 수익률 조작 의혹에 외국계 증권사가 중심에 서 있다는 지적에 대해 다소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ELS 수익률 조작의 시발탄이 됐던 것은 한화증권 ELS 수익률 건이었다. 이 사건의 주범이었던 외국계 금융사 역시 국내 금융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은 곳이었다. 이에 따라 사건이 발생한 지 3개월이 지난 지금 별다른 제재 조치가 내려지지 않고 있다.


이와 함께 시세조정과 관련 파생상품의 신종불공정거래가 급증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에 '파생상품 주의보'가 내려졌다.

파생시장, 규제의 사각지대?=파생상품 중에서도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는 것으로 분류되고 있는 것은 장외파생상품이다.


이철환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은 "장외파생상품의 규모가 급속하게 확대되고 있지만 장외 파생상품거래는 관리 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금융산업의 발전과 파생상품시장의 공정한 거래질서 확보를 위한 조치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한국거래소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ELS의 발행액이 월 1조원에 육박하는 등 장외파생상품의 규모가 급속하게 확대되고 있다.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금융시장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며 신종파생상품이 급속히 증가했지만, 투기적 거래가 주요하게 늘어나며 파생시장 체질이 불건전하게 바뀌었다는 얘기다.


국내 금융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은 운용사가 국내 ELS상품 운용의 70% 이상을 맡고 있는 것도 시장의 물을 흐리는 요소로 꼽힌다. 국내 장외파생상품 시장에서 ELS시장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기초자산으로 개별 종목을 사용하는 ELS의 경우 거의 대부분을 외국 금융사가 담당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제도적으로 관리감독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국내 증권사의 관리와 비교할 때 외국계 운용사를 대상으로 한 규제책은 당장 개선하기는 힘든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해외 파생시장 건전성 제고 '주력'=그럼에도 파생상품시장의 비약적인 발전을 위해 체질 개선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 금융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파생시장의 건전성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여왔다. 오바마 미국 행정부는 △독과점적인 구조방지 위한 환경조성 △거래표준화 및 간소화 △공시강화 △자본규제 실시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일반 시세조종 행위 금지규정을 포괄적으로 적용, 눈 속임 파생상품 거래에 대해서는 원천봉쇄한다는 방침이다. 독일과 프랑스가 주도하는 유럽위원회(EC)는 지난달 3일 장외파생상품 거래 규제 등을 포함하는 헤지펀드 및 사모펀드 규제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물론 한국의 경우 규제가 느슨하기 보다는 빡빡한 규제가 파생상품 시장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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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들이 오랜 기간에 걸쳐 금융규제 시스템을 다듬어온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정부 주도로 각종 산업을 육성하는 과정에서 엄격한 규제를 적용했다는 설명이다.


김홍기 부산대 법학대학원 교수는 "통화파생거래의 대부분이 장외거래로 이뤄지고 있어 리스크 관리에 취약한 실정"이라며 "과도한 규제는 불필요하지만 적절한 규제마련을 통해 투기적 거래로 변질되는 것을 막는 한편 신뢰도를 더이상 상실하지 않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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