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경제에 또 다시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위기 진원지인 영국과 미국에서 '바닥'에 대한 기대가 번지고 있지만 동유럽 경제는 브레이크 없는 추락을 연출하고 있다.


29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라트비아가 국제통화기금(IMF)의 추가 지원을 요청한 데 이어 리투아니아도 조만간 IMF에 손을 벌리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동유럽 지역에서 경제 상황이 가장 나쁜 곳은 라트비아다. 라트비아의 2·4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년동기 대비 17%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극심한 경기 침체 속에서 눈덩이처럼 불어난 재정적자를 감당하지 못한 라트비아는 최근 금융개혁을 조건으로 IMF에 추가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라트비아는 지난해 국가 부도 사태에 몰려 IMF와 유럽연합(EU)으로부터 이미 75억달러의 대출을 받은 바 있다.

FT는 라트비아보다 오히려 리투아니아의 경제가 더 위험하다고 우려했다. 리투아니아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리투아니아의 2분기 GDP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2.4%나 급감했다. 1분기에 기록한 -13.3%보다도 크게 악화된 수치다.


리투아니아의 GDP 감소세는 예상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다. 로이터통신이 전문가들에 의뢰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리투아니아의 올해 GDP는 작년보다 16.7%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리투아니아 정부 역시 올해 GDP가 15∼20% 가량 감소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제카테리나 로자카 DnB노드 은행 애널리스트는 "리투아니아의 GDP 감소세는 2분기보다 3분기에 더 악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달리아 그리바우스카이테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경제 악화는 과거 금융시장의 버블현상 때문"이라며 "이제 버블현상이 사라지고 있는 만큼 경제 상황은 3분기부터 나아질 것"이라며 주변의 우려를 수습하기 위해 애써 노력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그리바우스카이테 대통령의 자신감 있는 전망을 믿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이 사실.


리투아니아 정부가 지출을 대폭 줄이고 세금을 올려 유동성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GDP의 8%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채를 틀어막기에는 한계가 있다.


또한 실물 경제의 회복도 아직은 요원한 상태다. 리투아니아의 6월 소매판매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5%나 줄었다. 가계소비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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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 크리스텐슨 단스크 은행 선임 애널리스트는 "라트비아에 대한 IMF의 대출 지원 효과의 유효기간은 매우 짧다"며 이번 자금 지원이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놓인 동유럽 국가들의 유동성 우려를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동유럽 지역의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리투아니아 또한 IMF에 자금 지원을 요청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훈 기자 core8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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