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물 미국채 5%대는 2007년 이후 처음
월가 "Fed 인하 어려워질 수도"

인플레이션 공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란 전쟁 여파로 유가가 치솟으며 향후 물가 상승 압력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미국 국채 장기금리가 급등하고, 시장의 연방준비제도(Fed) 금리 인하 기대도 흔들리는 모습이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 재무부가 실시한 250억달러 규모의 신규 30년 만기 국채 입찰에서 발행금리는 5.046%로 결정됐다. 30년물 국채 금리가 5%를 넘은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입찰 직전 시장 금리보다 높은 수준에서 낙찰되며 수요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연방준비제도(Fed).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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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이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한 배경에는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자리하고 있다. 이란 전쟁 이후 중동 원유 공급 차질이 현실화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했고, 이에 따라 에너지발(發) 물가 상승 압력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월가에서는 최근 기대 인플레이션 지표가 빠르게 오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브레이크이븐 인플레이션(BEI)'은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며 2022~2023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

BEI는 미 국채와 물가연동국채(TIPS) 간 금리 차이를 말한다. 시장 참여자들이 앞으로 물가 상승률을 어느 정도로 예상하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된다.


Fed 데이터에 따르면 향후 5년 기대인플레이션을 반영하는 5년물 브레이크이븐 금리는 최근 약 2.7% 수준까지 상승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10년물 기대인플레이션 지표 역시 이달 2.5% 안팎으로 올라 2023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즉, 시장이 향후 수년간 물가가 Fed 목표치(2%)를 웃돌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이는 Fed의 통화정책 경로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까지만 해도 시장은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지만 인플레이션 기대가 다시 높아질 경우 Fed가 금리를 더 오래 높은 수준에서 유지하거나 추가 긴축 가능성까지 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벨웨더 웰스의 클라크 벨린은 "수요일 발표된 생산자물가지수(PPI)는 배럴당 100달러에 달하는 유가의 여파가 생산자들에게 느껴지면서 눈에 띄게 상승했다"며 "Fed는 인플레이션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스티븐 젱 도이체방크 금리전략가는 "30년물 금리가 5% 수준에 도달하면 연기금 등 장기 투자 수요가 살아날 수 있다"면서도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기대가 고정(anchor)되지 못하면 시장은 Fed 경로를 다시 계산해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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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일각에서는 아직 Fed가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TD증권의 얀 네브루지 전략가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 다른 상품 물가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증거는 아직 제한적"이라며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이 당장 정책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뉴욕(미국)=황윤주 특파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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