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행수입 구조 한계…플랫폼 신뢰도 흔드는 뷰티 가품 논란
향수·화장품까지 번진 가품 우려…소비자 검증 부담 커져

#최근 국내 유명 패션플랫폼에서 명품 향수를 구매한 소비자가 "가품으로 의심된다"며 소비자 불만을 제기했다. 구매자 A씨는 "면세점이나 브랜드 공식 판매처에서 구입한 제품과 비교했을 때 글씨체가 다르고, 향도 빠르게 휘발돼 가품 의심이 들었다"며 "병행수입 제품인 것은 알고 있었지만, 정품이라고 안내돼 구매했다"고 주장했다. 조말론과 메종 마르지엘라 등 명품 향수들은 패션플랫폼에서 정가 대비 30~40% 가량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디씨인사이드에 패션플랫폼을 통해 구매한 명품 향수가 가품으로 의심된다는 소비자 불만이 올라왔다. 사진은 디씨인사이드 게시물에 첨부된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디씨인사이드에 패션플랫폼을 통해 구매한 명품 향수가 가품으로 의심된다는 소비자 불만이 올라왔다. 사진은 디씨인사이드 게시물에 첨부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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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패션 플랫폼들이 '뷰티'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고 있는 가운데 가품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향수 및 스킨케어 등 피부에 직접 닿는 상품은 안전 민감도가 높은 만큼 소비자 불안도 확산하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패션 플랫폼들은 최근 수익성 강화 차원에서 거래액과 체류시간을 늘리기 위해 뷰티 카테고리를 전략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무신사는 당초 무신사 플랫폼에 뷰티 브랜드들이 입점한 형태로 운영되다 뷰티 카테고리의 전략적 확장을 위해 2021년 11월에 뷰티전문관을 별도로 론칭했다. 에이블리는 2021년 3월 뷰티 카테고리를 오픈한데 이어 올해 4월에는 '바이블리'라는 자체 PB브랜드를 선보이며 뷰티 카테고리를 키우고 있다. 지그재그는 에이블리보다 1년 가량 늦은 2022년 4월에 뷰티관을 별도 오픈했다.

문제는 명품 향수를 중심으로 가품 논란이 이어지면서 병행수입 중심 유통 구조에 대한 검증과 관리 책임은 사실상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병행수입은 브랜드사나 해당 브랜드의 라이선스를 보유한 정식 수입사가 아닌 제 3자가 해외에서 상품을 대량으로 구매해 국내에서 판매하는 방식이다. 병행수입 상품은 해외 대량 매입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이지만, 유통 경로가 복잡하고 불투명해 진품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

화장발 세운 패션플랫폼…끊임없는 가품 논란, 신뢰도 시험대 원본보기 아이콘

병행수입 판매자들은 '수입신고필증' 또는 '동일성검사서'를 정품 근거로 제시하고 있지만, 이러한 서류가 정품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 수입신고필증은 정식 통관 절차를 거쳐 반입됐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서류다. 동일성검사서 역시 정품 샘플과 동일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이지만, 실제 유통과정에서 동일 서류가 다른 상품에 활용되거나 가품이 섞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향의 지속여부, 디자인 패키지의 상태 등 체감 요소에 의존해 진위여부를 가려내고 있다.


실제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오세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지식재산보호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5년 8월까지 가품 적발건수는 번개장터가 5만4547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네이버스마트스토어가 1만2886건으로 뒤를 이었다. 패션플랫폼 중에서는 에이블리에서 적발된 가품은 271건, 지그재그 65건, 무신사 3건 등 순이었다.

화장발 세운 패션플랫폼…끊임없는 가품 논란, 신뢰도 시험대 원본보기 아이콘

패션 플랫폼들은 모니터링 강화, 가품 확인 시 퇴출 등 자체적으로 품질 강화에 힘쓰고 있지만 오픈마켓 특성상 원천 차단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에이블리 관계자는 "판매자들을 하나하나 모니터링을 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가품으로 밝혀질 경우 즉시 퇴출 등의 내부 가이드라인을 가지고 운영중"이라고 말했다. 지그재그 관계자도 "병행수입 업체들의 물량을 직매입 하는 구조로 운영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진위여부를 가려내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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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품 논란이 반복되면 플랫폼 전반의 신뢰도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병행수입 제품의 경우 해외에서 생산된 뒤 국내에서 패키지만 변경해 유통되는 경우도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라며 "플랫폼을 통한 가품 구매 사례가 누적되면 전체 플랫폼에 대한 신뢰도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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